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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주말 곳곳, 집밖에 안 나왔다·…자영업자 "이러다 문 닫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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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손님 확 줄은 백화점·식당·아웃렛

중앙일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된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쇼핑몰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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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스 때는 그런 게(사회적 거리두기) 있는지도 몰랐어요. 장사한 지 22년 만에 이런 어려움은 처음 겪는다니깐요. 이렇게 3~4개월만 지속하다가는 아예 문을 닫아야 할 판이에요.”



“22년 만에 가장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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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의 한 백화점 식당가 한식당 매장에 칸막이가 설치된 모습. 점심시간인데도 한산하다.추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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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한 백화점 식당가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한기덕(66) 씨는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면서 이렇게 하소연했다. 한 씨는 “평소 이 시간(오전 11시 30분)에는 자리가 꽉 차고 12시에는 웨이팅이 걸려야 하는데 테이블이 듬성 듬성 찬 정도”라면서 “방금도 식당 직원들과 격일제 근무나 오전 오후로 근무시간을 나누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 씨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같은 시간 해당 층에 입점한 다른 식당들은 테이블이 1~2개만 가동되거나 아예 텅 비어있는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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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한 이후 백화점을 찾는 발길도 줄었다. 24일 점심시간 서울의 한 백화점 식당가에 입점한 식당이 텅 비어 있다. 추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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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층에 있는 한 프랜차이즈 한식당과 중식당은 한창 점심 시간인 12시에도 넓은 매장이 텅 비어있었다. 평소라면 만석에 대기까지 있을 시간이다. 중식당 매니저인 신 모(38) 씨는 “8월 초 주말만 해도 매출 목표액의 70~73%까지 회복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 후인 19일 이후엔 목표액의 30~35%를 겨우 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한창이던 3월과 비슷하지만 지금이 더 심한 것 같다”고 했다.



진짜 집에서 안 나왔다



“이번 주말에는 안전한 집에 머물러 달라”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의 당부에 소비자들이 호응한 걸까. 코로나19가 재확산한 후 첫 주말인 지난 21~23일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등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 롯데백화점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25% 줄었고 신세계 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15.4%, 12.2% 각각 감소했다. 광복절 연휴가 있었던 전주에는 매출이 15% 이상 늘어 숨통이 트이나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반짝 특수’에 그치게 됐다.

백화점과 쇼핑몰 등이 타격을 입으면 피해는 입점한 자영업자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임대료 격인 고정수수료를 내고 장사하는 이들에게는 유동인구 감소 자체가 매출 감소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테이크아웃 비중이 큰 편인 백화점 푸드코트보다 자영업자 비중이 큰 백화점 식당가의 피해가 더 크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입점한 자영업자들은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도 빠져 있어 이중고를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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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한 이후 백화점을 찾는 발길도 줄었다. 백화점 의류 매장의 타격은 특히 더 크다. 24일 서울의 한 백화점 패션 매장엔 고객을 단 한명도 찾을 수 없었다. 추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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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매장 자영업자는 죽을 맛



백화점에선 패션 부문의 타격이 특히 크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 감소폭이 가장 큰 장르가 여성(29.0%)과 남성(14.7%)이었다. 이날 찾은 백화점도 의류 매장마다 적게는 20%, 많게는 80% 할인을 내걸고 영업 중이었지만 발길은 뜸했다.

한 백화점에서 남성의류 매장을 운영 중인 김지성(33) 씨는 “직원도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였는데, 하필 시즌이 시작할 때 코로나19가 터지거나 확산해서 망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던 3월엔 SS(봄ㆍ여름) 시즌 의류가 막 선보일 때였고, 8월 현재는 FW(가을ㆍ겨울) 시즌을 앞둔 중요한 시기다. 김 씨의 올해 수입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라고 했다.



"올해 들어 손님 가장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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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1시 고속터미널역 파미에스테이션은 점심 시간인데도 방문객의 발걸음이 뜸했다.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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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 고객이 많았던 교외형 아웃렛이나 쇼핑몰은 백화점보다 피해가 더 크다. 롯데아울렛은 교외형 6곳의 경우 전년보다 매출이 43% 줄었다. 스타필드 역시 방문객 수가 전년보다 35% 정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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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1시 파미에스테이션 쇼핑 매장에는 인적이 드물 정도로 한산했다.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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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낮 12시 서울 고속터미널역 파미에스테이션은 한눈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장사가 한창일 점심시간인데도 대부분 테이블의 반도 못 채웠고, 텅 빈 매장도 적지 않았다. 이곳 카페에서 만난 한 직원은 “지난 주말부터 정말 심각해졌다. 올해 들어 손님이 가장 적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사람이 북적이는 내부는 일단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고속버스로 고속터미널역에 도착해 곧바로 밖으로 향하던 한 대학생은 “에어컨 근처에서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기사에 어느 식당이든 마스크를 벗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며 “집이나 실외에 있는 게 가장 안전한 것 같다”고 했다.

비슷한 시간 여의도 IFC몰도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입주자들은 “코로나 1차 확산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최근 일주일 만에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했다. 실제 IFC몰에 매장을 둔 캐나다 구두 브랜드는 한국 시장에서 아예 철수하기로 했다. 그만큼 입주 업체들도 하루도 버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추인영ㆍ배정원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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