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외교관 김모 씨의 추가 징계를 두고 외교부가 고심 중이다.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한국 고위급 외교관을 공개한 뉴질랜드 현지언론 보도. /뉴질랜드 언론 뉴스허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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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외교관들 "징계 수위 바뀌거나, 사법 절차 진행 시 징계위원회 존립 흔들"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외교관 김모 씨의 추가 징계를 두고 외교부가 고심 중이다. 정상 간 통황에서도 언급되면서 '외교 망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과 이미 징계를 내렸다는 점 때문에 결단을 내리기가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앞서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는 지난달 25일 성추행 의혹이 있는 뉴질랜드 전 부대사 김 씨의 신상과 얼굴을 공개해 국내에도 알려졌다. 한-뉴질랜드 정상통화에 언급돼 비판 여론이 나오자 외교부는 지난 17일 필리핀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김 씨를 귀임조치시켰다. 현재 김 씨는 무보직 상태로 본부 근무 발령을 받았고, 방역규정에 따라 2주 자가격리를 진행 중이다.
아직 외교부는 추가 조사 여부 관련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관련 규정에 따라 더 검토해 봐야 한다"면서 "사인 중재 절차 재개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법중재절차 등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공정한 절차에 따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에서 내린 판단을 뒤집은 뒤 다시 이중 징계를 내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부는 이미 해당 외교관 김 씨에 성희롱 징계보다 가벼운 ‘감봉 1개월’을 내리고 이 사건을 마무리 한 바 있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박재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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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당사자들 간 진술이 엇갈려 외교부는 '사법적 절차'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성추행 의도가 없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피해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공정하고 정당한 재조사를 원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외교부에서 내린 판단을 뒤집은 뒤 다시 이중 징계를 내리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부는 이미 김 씨에 성희롱 징계보다 가벼운 ‘감봉 1개월’을 내리고 이 사건을 마무리 한 바 있기 때문에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혐의가 밝혀지면 가능하지만, 외교부 내에서는 가중처벌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다른 부처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와 사법 절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청와대가 외교부와는 별도로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같은 배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 조사에서 외교부가 사건을 인지한 경위, 해당 외교관에 대한 징계 및 인사 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는 물론 정상 간 통화에서 이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한 소명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 사건이 뉴질랜드 내부 정치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월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이 사안을 통해 자국민을 보호하는 총리로 자리매김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뉴질랜드 온라인매체 스터프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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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전직 외교관들은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고 했지만, 외교부의 사법 절차 고려에는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대사직을 지냈던 전 외교관 A 씨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재심사위원회를 통해 다시 결정한다면 그림이 이상해지는 것"이라며 "또 결정이 뒤집히거나, 사법 절차가 진행된다면 해당 징계위원회의 존재 여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와 뉴질랜드의 성인식 수준 차이가 있을진 모르지만, 해당 외교관이 의도를 갖고 사건을 키웠을 리는 없다"면서 "아마 징계위원회에서도 그런 점을 고려해서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외교관 출신 B 씨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있다"면서 "혐의가 새로 밝혀지면 가능하지만, 같은 혐의를 두고 는 가중처벌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뉴질랜드와 같은 서방국가들은 성 문제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민감하다"면서도 "주권국가로서 뉴질랜드만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따르는 것도 적절해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사건이 뉴질랜드 내부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는 9월 선거를 앞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이 사안을 통해 자국민을 보호하는 총리로 자리매김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미 부총리, 외교부 장관의 메시지가 나온 상황에서 정상 간 통화에서도 언급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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