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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직은 "신중하게 추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2차 재난지원금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만약 2차 지원금을 지급하게 되면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하다. 4차 추경이 편성되면 1961년 이후 59년 만이다.
민주당이 2차 지원금을 검토하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과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 등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이미 실시됐고 향후 사태가 악화되면 3단계로 격상될 텐데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서민경제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봉쇄 조치가 강화되면 취업자 3명 중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결국 이 같은 위기가 현실화하면 민주당은 꺼져가는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여당이 재난지원금 지급 군불 때기에 나선 또 다른 이유로는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을 꼽을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 4·15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이후 '부동산 정책 실패' '독단적인 국회 운영'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민심 이반 위기를 겪어왔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미래통합당에 지지율 역전을 당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처럼 파급력이 큰 이슈를 여당이 선점하면 국면 전환을 꾀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재난지원금 성격상 여당에는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한다고 해도 난관은 남아 있다. 예산을 쥐고 있는 재정당국을 설득해야 한다.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4차 추경이 불가피한 이유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서도 12조원 넘는 추경을 편성했다.
일단 정부는 2차 재난지원금과 4차 추경 편성에 대해 부정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지난 14일 "재정 부담이 크고, 효과도 파악해야 해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재난지원금과 별개로 수해 복구를 위한 4차 추경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거론됐을 때도 4차 추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당시 "복구 예산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추경을 마련해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지금 확보된 예산으로 지원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기재부가 이처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가 재정건전성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정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10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1조원 급증했다. 올해 말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40%를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부유한 국민에게도 현금을 주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또 추진하는 것은 나라 곳간에 너무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4차 추경이 편성되면 1961년 이후 59년 만이라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176석을 가진 '슈퍼 여당'이 끝까지 2차 재난지원금을 밀어붙이면 결국 정부가 '백기'를 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명분'과 국면 전환이라는 '의지'가 결합하면 민주당은 집요하게 정부에 4차 추경을 통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압박하고 결국 정부가 이를 수용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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