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통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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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득격차가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2015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코로나19 여파로 쪼그라든 근로·사업소득을 긴급재난지원금이 보완해 전체 소득을 끌어올렸는데, 재난지원금이 저소득층 소득 증가에 상대적으로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줄어든 격차에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 월소득 차이는 826만원에 달했다. ‘재난지원금 마법’이 사라지는 3분기부터는 다시 소득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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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이 소득격차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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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2/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4분기 소득은 527만 2000원으로 전년동분기 대비 4.8% 증가했고, 가계지출도 388만 2000원으로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08.20. ppkjm@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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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하 5분위 배율)은 지난해 4.58배에서 올해 4.23배로 0.35배포인트 감소했다.
5분위 배율은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1분위(하위 20%)로 나눈 것이다.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 불균형이 심하다는 의미다.
올해 2분기 5분위 배율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와 비교해 1분위 소득증가율(8.9%)이 5분위(2.6%)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1분위는 코로나 여파로 근로소득(-18.0%)·사업소득(-15.9%) 등이 줄었지만 이전소득이 크게 증가(44.9%)해 월평균 소득이 지난해보다 8.9% 증가한 177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전소득 증가의 주요 원인은 지난 5월부터 정부가 지급한 재난지원금이다.
5분위는 근로소득(-4.0%)·사업소득(-2.4%) 등이 줄었지만 이전소득이 증가(88.4%)하며 월평균 소득이 2.6% 늘어난 1003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5분위는 전체소득에서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전체소득 증가율이 1분위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1분위 소득증가율이 5분위를 상회하며 소득격차가 줄었다. 올해 2분기 5분위 배율(4.23배)은 2015년(4.19배)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역대급 고용·실물경제 충격 속에서도 분배지표가 개선된 데에는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대응이 크게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재난지원금, 소비쿠폰 등으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코로나로 인해 감소한 소득을 보완했다”며 “성공적 방역, 경기보강, 고용안전망 강화 등으로 사업·근로소득 등 시장소득 감소폭을 완화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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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효과’ 지적...3분기부턴 다시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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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과는 재난지원금에 의한 ‘반짝효과’라 3분기부턴 다시 분배지표 악화가 예상된다. 코로나 확진자 확산세, 최근 폭우 피해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분기에도 재난지원금이 없었다면 소득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처분가능소득에서 공적이전소득·지출을 제외(재난재원금 효과 배제)한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지난해 2분기 7.04배에서 올해 8.42배로 1.38배포인트 증가했다.
재난지원금 효과를 제외하면 전체 가구의 소득이 축소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27만2000원으로 지난해보다 4.8% 늘었지만 역시 이전소득 증가(80.8%) 영향이 컸다. 근로소득(-5.3%), 사업소득(-4.6%), 재산소득(-11.7%)이 모두 줄었는데, 이 같은 ‘트리플 감소’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초다. 특히 근로소득 감소폭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정부는 “7월에도 전년대비 취업자 감소가 계속되는 등 3분기 소득·분배 여건이 여전히 엄중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한다”며 “소득·분배 개선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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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지출...부동산 세금에 비경상조세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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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단감염 사태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20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대구현대미술 2020 팬데믹&대구' 전을 찾은 한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0.08.20.lmy@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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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가계지출(소비·비소비 지출)은 388만2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지출 중 소비지출은 월평균 291만2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7%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20.1%), 가정용품·가사서비스(21.4%), 교통(24.6%) 등은 증가했지만 의류·신발(-5.8%), 오락·문화(-21.0%), 교육(-29.4%), 음식·숙박(-5.0%) 등은 감소했다. 코로나 여파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오락·문화 등에서 지출이 줄었지만,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소비지출 전반은 증가했다는 평가다.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97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3% 감소했다. 비소비지출은 2017년 1분기(-1.9%) 이후 11개 분기 연속 증가하다 올해 1분기(-1.7%)부터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비소비지출에 포함되는 가구간 이전지출, 단체회비, 사회단체 기부금 등이 코로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비소비지출 중 비경상조세는 153.2% 급등한 4만30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부동산 관련 세금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비경상조세에는 양도소득세, 퇴직소득세, 상속·증여세, 부동산·자동차 취등록세, 과태료 등이 포함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확대에 따른 세금 증가, 자동차 구매에 따른 취등록세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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