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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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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조달러 넘기며 美증시 역사 쓴 애플…이탈리아 GDP와 비슷(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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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주가 468달러 넘겨 기준선 돌파…2년만에 시총 1조→2조달러로

애플,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시총 2조달러 넘긴 건 세계서 애플·아람코 뿐

아시아경제

애플 로고가 새겨진 깃발이 건물 외벽에 걸려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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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애플이 미국 상장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2조달러(약 2368조6000억원)를 돌파하며 미 증시 역사를 새로 썼다. 2조 달러는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1조 6295억달러) 보다 많고 세계 8위인 이탈리아 GDP와 비슷한 수준이다. 2018년 시총 1조달러를 넘긴 지 불과 2년여만에 이룬 성과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이날 오전 장중 468달러를 넘어서며 시총 2조달러의 기준선인 467.77달러를 넘겼다. 장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던 애플 주가는 오후 들어 상승분이 점차 줄어들면서 전일대비 0.13% 오른 462.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총은 1조9790억달러에 머물렀다.


애플의 시총이 2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 8월 2일 1조달러를 넘어선 이후 2년여 만이다. 1976년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애플컴퓨터를 설립한 지 44년 만이며 1980년 12월 나스닥에 상장한 지 40년 만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시총 1조달러에 도달하기까지 (상장 후) 38년이 걸렸지만 이후 1조달러를 추가하는 데는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면서 아이폰과 새로운 애플워치, 에어팟과 함께 하드웨어 생태계를 확장하고 디지털 서비스 등을 출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애플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시총이 1조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이후 주가가 급등했고 21주 만에 시총 2조달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23일 당시 애플의 주가는 224.37달러였으며 다섯달만에 현재 2배 이상 올랐다. 연초대비로는 약 60% 올랐다.


세계에서 시총이 2조달러를 넘은 기업은 애플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유일하다. 애플은 지난달 31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시총을 넘어서면서 이미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라는 자리에 올랐다. 아람코는 지난해 12월 기업공개(IPO)를 한 뒤 시총이 장중 2조달러를 넘어섰지만, 코로나19와 유가 폭락 등을 겪으며 기업 가치가 떨어졌고 현재는 약 1조8000억달러로 평가된다.


애플의 시총 2조달러 돌파는 코로나19사태가 오히려 추진체 역할을 했다. 달러 유동성이 급격하게 풀린 상황에서 언택트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든 결과다. 애스워스 데이모대런 뉴욕대 교수는 NYT에 이들 기업을 '골리앗'에 비유하고 "팬데믹 위기가 이미 센 그들의 완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2011년 팀 쿡 CEO가 취임을 한 뒤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ㆍ중 무역갈등에도 새로운 기기와 음악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 등을 출시하며 수익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속에서는 맥과 아이패드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애플 주식을 4년째 보유하고 있는 뉴잉글랜드 투자그룹의 닉 지어쿠마키스 사장은 "거대기업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그들의 혁신능력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IT기업 가운데 시총 2조달러 기업이 추가로 나올지도 관심이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시총은 1조7000억달러에 달했으며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시총은 1조달러에 육박한 상태다. 애플, 아마존, MS, 알파벳, 페이스북 등 5개 기업의 시총은 지난 3월 23일 이후 3조달러나 올랐다.


다만 일각에서는 IT기업들이 이처럼 몸집을 키우는 것을 두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해당사자들을 상대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애플은 애플스토어의 인기게임 포트나이트를 배제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받기도 했다. 개발자로 하여금 자사 지불시스템 이용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규제당국은 예의주시하며 각종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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