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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벨라루스 대선 인정 못해"…獨메르켈 "전화도 안 받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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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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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대선 결과가 나오자 항의하며 거리로 나온 시위대/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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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19일(현지시간) 벨라루스의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며 부정선거와 시위대 탄압에 책임이 있는 이들을 제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벨라루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EU 27개 회원국 정상의 화상회의 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으며,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지도 않았다"면서 "우리는 벨라루스 당국이 제시한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EU는 폭력, 탄압, 부정 선거에 책임이 있는 상당한 인원의 개인에 대한 제재를 곧 부과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단호하게 그들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벨라루스 국민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회의 뒤 베를린에서 "그 선거에서 대규모의 규정 위반이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가"인 벨라루스의 국민들은 그들의 미래를 선택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자신과의 전화 통화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유감"이라면서 "모든 당사자와 연락이 될 때만 중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U는 또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한 벨라루스 당국의 폭력을 규탄, 벨라루스 당국에 불법 구금한 모든 이를 석방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에서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는 1994년부터 철권통치를 하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6기 집권에 성공했다.

이에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재선거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경찰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7000명이 체포됐고 수백 명이 부상하고 5명이 사망했다.

다만 EU는 이날 대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고는 요구하지 않았다.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여러 회원국 정상들이 새로운 선거를 지지했으나 EU 차원에서는 대화와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촉구하는 데 그쳤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동맹인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에 벨라루스 사태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한 가운데 EU는 벨라루스 내정에 간섭한다는 비난을 피하려 하고 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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