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한일관계 등 현안에는 말 아껴
문 대통령 신임 두터운 ‘연정라인’ 막내로
북핵 문제 꼭 해결하려는 의향 반영 인사
최종건 외교부 신임 제1차관 |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취임 소감으로 실용과 실질을 앞세운 ‘소통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장기 교착에 빠진 ‘북핵 협상’이나 살얼음판 위에 있는 한-일 갈등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최 차관은 18일 전자우편을 통해 외교부 구성원들에게 전한 취임사에서 “코로나19와 같이 비 전통안보 이슈가 국민의 일상마저 위협하고 있는 이 시대, 우리는 보다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외교 ‘국민을 위한 외교’를 요구 받고 있다”며 “국익을 제약하는 여러 난제를 풀어내는 작업은 실용적인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일도양단의 프레임에 의해 외교적 상상력과 혁신이 제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도의 기밀 유지가 필요한 외교부의 특성상 국민들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가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야 한다. 우리 외교력은 이러한 선제적 소통 노력 위에서 진정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직 내부를 향해선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땐) 우리 내부의 공감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실국장은 물론 실무과장과도 토론할 것이다. 일선 부서원의 능력이 방치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최 차관의 발탁에 대해 외교부 안팎에선 ‘전례 없는 파격 인사’라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전임 조세영 차관이 조직 안팎의 두터운 신망을 받으며 무난히 업무를 수행해 온데다, 외교부 제1차관이란 자리 자체가 북핵 협상 등 양자 현안 대응은 물론 장관을 보좌해 조직 내 기강을 잡으며 업무를 추진해 나가는 핵심 요직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외교부 안팎에선 “비 외시 출신인 신임 차관이 중간 간부인 과장이나 심의관급과 나이가 비슷한데, 조직 장악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우려가 쏟아지는 중이다. 이를 인식한 듯 최 차관은 취임사에선 “지난 3년간 청와대 비서관으로서 누구보다도 외교부 프로정신의 혜택을 많이 받았다”고 강조하며, 직원들을 “동료 여러분들”이라 호칭하는 등 거대한 정책 구상보다는 조직의 단결과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최 차관의 이번 깜짝 발탁과 관련해선 남은 임기 동안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향이 반영된 것이란 평가가 많다. 1974년으로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가 이끄는 ‘연정라인’(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라인)의 막내로 꼽히는 최 차관은 연대 정외과 교수 시절 대선 캠프에 몸을 담그며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어, 정권 출범과 함께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합류해 평화군비통제비서관, 평화기획비서관 등을 거치며 2018년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 등을 일궈냈다.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을 계기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으로 외교안보라인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상징성이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유임시키면서 조직 내 변화를 주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이해도가 높은 최 차관을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최 차관은 껄끄럽다는 평을 받는 언론과 관계에 대해선 “대외적으로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 필요한 보안은 지키는 가운데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은 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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