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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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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통합당 총선패배 백서, 반성은 알겠는데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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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지난 13일 총선에 패한 이유를 분석한 백서를 공개했다. '징비록'인 셈이다. 통합당은 백서에서 21대 총선을 '민심과 이반된 당의 착각이 현실에서 깨어져 나가 버린 사건'이라고 총평했다.


4년 새 두 번의 ‘징비록', 오만·무공감 지적

가장 큰 패배 원인으로는 '원칙 없는 공천'을 꼽았다. 백서는 "중진의원들을 험지로 재배치한 것은 참신한 인물을 찾지 못해 전현직 의원으로 '돌려막기'한 것"이라면서 "'왜 공천했는지' 이유를 밝히지 않아 '사천 논란'으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청년 신청자들을 '청년벨트'라는 이름으로 수도권 험지에 배치한 점 역시 패인으로 지적했다.

4년 전 보수여당 몰락의 효시였던 20대 총선에 대한 백서도 같은 부분이 많다. 당시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말 157석을 거느린 집권 여당이었지만, 20대 총선에서 122석으로 쪼그라들었다. 당시 새누리당 백서에는 시민 인터뷰 내용이 담겼는데 "창조경제같이 희화화된 소재를 밀어붙였는데 이만큼 표를 얻은 것은 참패가 아닌 '성공'이다" "세월호 사태와 국정교과서, 테러방지법, 위안부 합의 등 말도 안 되는 일을 지켜보며 정부와 줄을 잡고 있는 새누리당은 답이 없다고 느꼈다" 등이었다.


뼈아픈 지지층 이탈 자성

통합당 백서에는 지지층을 놓쳤다는 점도 담겼다. 백서는 "과거 보수층이 중도나 진보로 이탈한 후 다시 보수층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민주당으로 넘어간 옛 통합당 지지층은 성장보다는 복지정책에 우호적이었다. 성장이라는 키워드만 고집할 것이 아닌, 복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정책 전환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또 선거운동 막바지 막말 논란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당 지지세가) 취약했던 20·30대와 선거 직전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고민하던 중도층이 이탈했다"고 했다.

2012년 야당인 민주통합당도 '도저히 지려야 질 수 없는' 총선에서 패한 뒤 백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를 지도부만 열람하고 공개하지는 않았다. 8개월 뒤 대선에서도 패하자 당내에선 반성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86세대 모임인 '진보행동'이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최재성 현 정무수석,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이 속해 있었다. 당시 "민주당이 단일화의 늪과 투표율의 덫에 빠져 50대의 불안감을 놓쳤다" "10년 전 민주당을 지지했던 40대가 50대가 돼선 왜 민주당을 외면했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등 지적이 나왔다.


"책임 인정하는 당사자 없다"


통합당 총선백서특위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좋은 백서를 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며 "따라서 통합당 구성원 어느 누구도 과거 잘못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며 백서에서 지적한 잘못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책임 떠넘기기'라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총선 당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음에도 황교안 전 대표, 김형오 공관위원장 등 과거 인물들에게만 책임을 돌렸다는 지적이다.

천영식 총선백서제작특별위원은 '백서 뒷얘기'에서 "총선백서를 발간하면서 가장 큰 쟁점은 '공천 실패'였는데 공관위와 당 책임자들을 면담하면서 공천 실패의 책임을 규명하고 싶었지만, 확인한 건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는 당사자가 없다는 뼈아픈 현실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백서에는 △코로나19 방역 호평 △강력한 대선 후보군 부재 △공약 부족 등도 패인으로 담겼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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