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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최종건, 靑비서관→외교차관 발탁…美日관계·북핵 등 난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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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대미 외교, 北비핵화 등 풍부한 실무 경험"

한미 방위비 교착, 한일 강제징용 해법 등 과제

비건 美부장관의 카운트파트…북핵 논의 주목

비외교관 출신으로 외교부 조직 혁신도 촉각

뉴시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UN총회 참석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9.19.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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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외교부 1차관에 최종건(46)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임명했다. 대미 외교와 북한 비핵화 등 실무 경험을 싿은 40대 실세 외교차관을 4강(强) 외교의 일선으로 내보내 집권 후반기 한미 관계는 물론 한일 관계,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해 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 신임 차관에 대해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미 외교와 북한 비핵화 등에서 풍부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며 "'국제 협력을 주도하는 당당한 외교'라는 국정 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1974년 서울 출생으로 호주 올세인츠컬리지 고등학교를 거쳐 미국 로체스터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연세대 정치학 석사, 미 오하이오주립대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정책자문위원, 북한대학원대학교 조교수,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등을 지냈다.

그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냈던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함께 문재인 대선 캠프의 외교안보 자문그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대통령 당선 후에는 이들이 모두 청와대 입성해 외교·안보 요직을 차지하면서 '연정 라인(연세대 정외과 출신)'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외교부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연정 라인'으로 분류된다.

최 차관은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국가안보실 1차장 산하 평화군비통제비서관에 임명됐다. 이후 지난해 3월 평화군비통제비서관실이 폐지되고, 안보실 2차장 산하에 평화기획비서관실을 신설하면서 평화기획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북·미 비핵화 협상, 남북 교류협력 관련 사업, 북한 제재 완화 등 논의에 관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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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UN총회 참석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9.19.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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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1차관은 한미, 한중, 한일, 한러 등 주로 양자 외교와 조직을 담당한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인 데다 한미 관계는 물론 한일 관계 현안이 쌓여 있다는 점에서 최 차관의 어깨도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 간에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으며,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사전 준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참여, 화웨이 배제, 홍콩 국가보안법 등 각종 현안에서 한국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본통(通)으로 꼽혔던 조세영 차관이 물러나면서 대일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강제징용 해법 마련이 최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일본은 일제 강점기 전범기업의 자산 현금화가 진행될 경우 2차 경제 보복을 예고하면서 한일 간 충돌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비핵화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한반도평화본부는 2차관 소관이지만 최 차관이 북핵 문제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지도 관심사다. 실제 1차관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라는 점에서 미국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주변국의 양해와 지지도 적극 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최 신임 차관은 국가안보실 내의 대표적인 자주파로 북미 비핵화 협상과 별개로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남북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한미 동맹을 중요시하면 실용주의 행보를 보여왔던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관의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적극적인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서훈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을 개편한 것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에서 남북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한미 워킹그룹 운영 방식 문제를 들여다볼지도 주목된다.

한편 외교부 1,2차관 제도가 도입된 후 조직을 총괄하는 1차관에 비(非)외교관 출신의 인사가 임명된 것은 처음으로 전해졌다. 최근 주뉴질랜드 대사관에서 발생한 성추행 문제 등 성 비위가 끊기지 않은 상황에서 최 차관이 적극적으로 외교부 조직 혁신에 나설지 관심을 끌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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