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창립총회 및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7.3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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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된 남북관계 속 '한반도 운전자론'이 잠시 멈춤인 이때 이재명의 '경기도 국도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남북교류가 막힌 상황에서 경기도가 유일하게 지방정부 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이어가며 향후 남북관계 회복의 길을 트여놓고 있다는 평가다.
이 지사는 12일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공개 좌담회'를 열었다. 통일부 장관 출신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의원은 경기도의 남북교류에 대해 평가하며 '경기도 국도론'을 제시했다. 윤 의원은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남북 교류 사업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중앙정부는 일종의 고속도로라고 한다면, 지방정부는 국도"라고 비유했다.
윤 의원는 "고속도로를 놓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며 "국도는 나 있는 오솔길로 잘 만들면 손쉽게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경기도의 코로나19(COVID-19) 방역 및 의료 물품 지원과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물품 지원 등을 예로 들었다.
실제로 경기도는 지난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 등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된 국면 속에서도 유일하게 인도적 지원 등 교류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경기도 접경지역은 대북전단과 북한 댐 방류 등 북한 관련 이슈가 많다. 이 지사도 평화부지사 직을 두는 등 도지사로서는 드물게 대북 정책에 관심과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 7월 남북경제협력연구소와 협력해 UN 대북제재 면제승인과 통일부 반출승인을 받은 것이 한 예다. 경기도는 코로나 진단키트, 방호복, 보안경, 열화상감지기 등 총 6종을 북측에 전달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취임 후 지방정부 차원의 첫 대북 방역물자 반출 승인 사례다.
또 앞서 지난 6월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공동방역을 위한 소독약을 북에 전달했다.
이달 4일에도 유리온실 관련 알루미늄 골조, IoT(사물인터넷) 재배관리 시스템, 태양광 발전시설 등 농업협력사업관련 298개 품목에 대한 UN 대북제재면제를 경기도 단독으로 신청해 승인 받았다.
정세현 수석부의장도 윤 의원의 '경기도 국도론'에 동의하며 "경기도가 이번에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국도로 (북에) 올라가고 있다"며 "빈번하게 (남북교류) 해서, 꼬여있는 북의 심사를 푸는 역할을 하셔야 한다"고 격려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취임 3주년 연설에서 남북관계를 '생명공동체'라고 표현하셨는데 이 지사가 (북한에 지원한) 방역, 의료, 온실도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며 "이 지사가 (남 북교류의) 길라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이 지사에게 남북 사회공동특구를 제안했다. 이 전 장관은 "지금은 경기도가 북한과 인도주의적 협력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경기도 김포시와 북한의 옹진반도·개성 쪽과 묶어서 남북이 공동 경제활동 구역을 만들면 대한민국의 경제와 평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 지사를 향해 "살살 좀 일해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할 일이 없겠다"는 농담 섞인 칭찬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작은 물줄기를 키워나가서 북한이 '그래도 믿을 곳은 남한 밖에 없다', '서울 통해서 결국은 워싱턴으로 가야겠구나', '서울을 가려다 보니까 수원을 들려서 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나게끔 적극적으로 하면, 경기도가 새로운 평화시스템 재가동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대동맥 연결은 못하겠지만 모세혈관이라도 연결해 (남북교류가) 생명부지를 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해진 기자 realse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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