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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배터리 동맹' 모은 현대차, 전기차 꽃길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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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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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전만 해도 ‘현대차 망하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는데 요새는 사야 하냐고 물어본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를 꾸준히 늘려왔다. 수소·전기·자율주행 등 성장성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사실 현대차의 펀더멘털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현대차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바뀐 것이다. 그런 게 시장이다.”

현대·기아차의 질주를 보며 한 자산운용사 대표가 한 말이다. 지난 3월 폭락장에서 코로나19(COVID-19) 쇼크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 현대차였다.

연초 12만원대였던 현대차 주가는 6만원대로 급락하며 반토막이 났다. 코로나19로 생산과 판매 모두 ‘스톱’된 까닭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자동차 업종에 대한 우려는 지속됐다. 실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올 2분기에 흑자를 낸 곳은 테슬라, 도요타, 현대차·기아차 정도다.

변화는 이달들어 시작됐다. 현대차 주가는 최근 7거래일 간 41%가 폭등했다. 3월 저점(6만5900원) 대비로는 5개월만에 171% 올랐다.

실적이 코로나19 우려를 해소했다. 7월 글로벌 판매가 호조세가 확인됐다. 지난 5월 누적 기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7.2%로 테슬라와 폭스바겐, 르노·닛산 그룹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만나 수소·전기차, 친환경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표명한 것은 시장에 강한 메시지를 줬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는 2차전지주들에 관심이 쏠리면서 완성차 주가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달에는 견조한 판매실적이 확인되면서 ‘완성차는 코로나19 피해주’라는 인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와 내년에는 자동차 수요 회복이 기대되고 현대차의 신형 제네시스 글로벌 시장 출시 효과도 더불어 내년에는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의 예상 평균 영업이익은 3조6707억원, 내년 현대차의 예상 평균 영업이익은 이보다 약 47% 증가한 5조3887억원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수소차·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 산업에서 현대차의 역량이 강점이다. 미국 수소 트럭업체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시장에서 수소차에 대한 현대차의 높은 역량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했을 정도다.

니콜라가 현대차와 협업을 원했을 만큼 현대차의 역량은 증명됐다는 의미다. 신규 업체의 성장성만 주목해왔지만 이젠 전통의 강자의 ‘내공’을 봐야 한다는 게 시장의 변화된 시각이다.

현대차의 행보도 빠르다. 내년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으로 첫 양산차를 출시한다. 차세대 전기차엔 ‘아이오닉’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핵심은 수익성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의 전기차인 코나EV의 경우 손익 분기점을 넘어서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한 단계다. 전용 플랫폼을 도입하면 부품 공용화로 전기차 원가를 개선할 수 있다.

엔진 등을 넣는 공간이 사라지고 대신 배터리 등을 추가로 설치해 주행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전기차 자체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자율 주행차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세부적인 내용과 이를 적용한 차량의 스펙이 공개되면 또다시 시장의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요타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들도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경우 밸류체인 등이 갖춰져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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