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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국내 날씨, 유럽·미국 앱이 더 정확"···기상청 못 믿는 ‘기상망명족’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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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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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50mm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린 지난 3일 오전 길을 가던 시민들이 갑자기 내린 폭우에 서울 마포구 신수동 경의선 숲길 쉼터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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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우리나라 날씨를 해외 기상청까지 확인해야 하나 싶었지만, 호기심에 몇 번 확인해 보니 훨씬 정확해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기 화성시에서 서울 강남구까지 광역버스를 이용해 출퇴근 하는 김모씨(38)는 지난달부터 체코 기상 앱인 ‘윈디’를 사용 중이다. 한국 기상청보다 해외 기상청 홈페이지나 앱에 나오는 강수 예보가 더 정확하다는 경험들을 온라인에서 다수 접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11일 “최근 기상청이 장마로 인해 많은 비가 내린다고 예보했는데, 출퇴근 시간대에는 비가 오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며 “해외 기상 앱은 정확한 날씨 예보를 알려줘 우산 없이 출근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청의 예보 정확성에 불신이 커지면서 유럽 등 해외 사이트에서 국내 날씨를 확인하는 이른바 ‘기상망명족’이 늘고 있다. 시간마다 달라지는 날씨에 대한 우리 기상청의 정보가 비교적 정확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기상청은 당초 올해 여름철 기온은 평년(23.6도)보다 0.5~1.5도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인 폭염일수도 20~25일간 이어지며 평년(9.8일)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는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2도 떨어진 22.5도를 기록했고, 지난 6월24일 장마가 시작돼 이날까지 49일간 지속됐다. 기상청이 예측한 ‘역대 최고’ 폭염 대신 긴 장마로 인해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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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기상 앱 ‘윈디’.


기상청의 빗나가는 예보에 기상망명족들은 노르웨이나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 기상청 홈페이지나 미국 기상 앱 ‘아큐웨더’, 체코 기상 앱 ‘윈디’ 등에서 한국 날씨를 찾아보고 있다.

북유럽 국가 기상청은 수십년간 독자적 수치 모델을 이용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오차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실시해 강수 예보가 비교적 정확하고 중기예보까지 나와 편리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기상정보 앱인 아큐웨더 검색량은 지난 4월 577만회에서 7월에 3410만회로 5.9배 급증했다. 체코 기상 앱 윈디 검색량도 같은 기간 476만회에서 2.3배인 1110만회로 늘었다.

한국은 지난 4월에서야 독자적인 수치예보모델을 구축했다. 기상청에 따르면이 모델은 영국 모델을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아직 시작 단계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날씨 예측모델에서 나온 결과를 바로 알려주고 있는데, 이는 기상청도 가능하다. 다만, 방재적 차원에서 오차를 줄이기 위해 날씨 예측모델에서 나온 결과를 분석하고 예보관들의 의논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의 모델을 기반으로 수치예보모델을 시작했지만 이후 완전한 국내형 모델을 구축하고 오차 줄여 정확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성 기자 est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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