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 양정철 우윤근, '돌파형' 최재성 김현미, '반전형' 김동연 유은혜 등 하마평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임기를 마무리하는 '순장조(殉葬組)' 대열에서 이탈했다. 시기의 문제일 뿐 노 실장 교체를 통한 제3기 청와대 비서실 체제는 현실로 다가왔다. '포스트 노영민'을 둘러싼 밑그림은 문 대통령의 국정 구상과 맞물려 있다.
차기 비서실장을 '관리형'으로 둘 것인지, '돌파형'을 선택할 것인지 '반전형'을 통해 정국 프레임 자체를 전환할 것인지는 문 대통령 판단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인사의) 시기나 모든 것은 대통령이 판단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관리형 체제는 안정론에 초점을 맞춘 인사로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우선 거론된다. 양 전 원장은 문 대통령을 정치에 입문하게 만든 인물이자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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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직과 거리를 두기도 했지만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을 맡으면서 제21대 총선에 깊게 관여한 바 있다. '군기잡기'를 통해 흐트러진 청와대 분위기를 일신하고 당과의 현안 조율을 통한 총괄적 관리기능을 맡을 적임자라는 관측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는 야당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관리형 체제에 안성맞춤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야당 쪽에서도 반감이 없는 무난한 인물이다. 협치의 밑그림이 강조된다면 우 전 대사를 차기 비서실장으로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국정 기조에 드라이브를 거는 정국 돌파형 비서실장 카드가 중용될 수도 있다. 대표적 인물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를 지내던 시절 '정치 경호실장'으로 불렸던 최재성 전 의원이다. 최 전 의원은 풍부한 정치 경험과 정무적 감각 등을 토대로 난국을 정면 돌파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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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장 인선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주목받는 카드다.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으로 문 대통령을 보좌한 경험도 있고 뛰어난 정무적 감각이 검증된 인물이다.
문 대통령이 김 장관을 선택한다면 부동산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남은 임기를 마무리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 후폭풍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그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김 장관을 비서실장으로 선택할 경우 역풍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반적 예측을 뛰어넘는 의외의 인물이 후보군이 될 수도 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김우식 전 연세대 총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사례가 있다. 문 대통령이 경제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야권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 부총리에게 눈길을 돌릴 수도 있다. 범야권의 대선후보로도 거론되는 그를 품는다면 복합적인 정치 효과로 연결될 수 있다.
유은혜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선택한다면 최초의 여성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유 부총리가 비서실장이 될 경우 노 실장에 이어 다시 '김근태계(GT계)'를 중용하는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유 부총리를 중용한다면 안정적 기조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메시지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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