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인수땐 독점규제 가능성
틱톡 시장가치 최소 500억달러… 트위터는 시총 290억달러 불과
인수자금 마련 가능할지 회의론… 틱톡은 “美에 거래금지 불복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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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등장한 중국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거래금지 행정명령에 맞서 소송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 와중에 미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미 정보기술(IT)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틱톡 인수 의향을 밝히는 등 인수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7일 성명을 통해 “미 정부가 우리를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으면 미 법원에 고소하겠다.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은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공영라디오 NPR는 틱톡이 11일 미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 기업 및 개인이 바이트댄스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트위터가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합병하기 위한 예비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인수 의사를 표시한 MS는 당초 “늦어도 9월 15일까지 인수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빌 게이츠 MS 창업주가 부정적 의사를 드러내고 미 규제 당국이 독점을 이유로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식해 트위터 또한 틱톡을 노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자 기반 소셜미디어 트위터와 동영상 기반의 틱톡이 결합했을 때의 파급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MS는 틱톡의 미국 사업 외에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사업 인수 협상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게이츠 창업주는 이날 IT 매체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틱톡 인수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소셜미디어 사업에서 덩치를 키우는 것이 단순한 일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2000년 MS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후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이례적으로 인수합병(M&A)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다만 트위터 시가총액이 290억 달러(약 34조4000억 원)로 MS(1조6000억 달러)의 1.8%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자신보다 덩치가 큰 틱톡의 인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틱톡의 시장가치가 최소 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가까운 회사로 알려진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 세쿼이아 또한 틱톡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쿼이아 캐피털의 창업자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 10만 달러를 쾌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틱톡 처리를 둘러싼 이견이 뚜렷하다. WP는 최근 대중 강경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이 ‘비둘기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향해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 중국에 너무 관대하다”고 몰아붙였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이 대통령 앞에서 고성을 지르며 설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틱톡, 위챗,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을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중국계 미국인이 대거 관여하고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loT) 전문가 장멍(蔣몽·43) 미 퍼듀대 공대 학장이 이를 관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톈진(天津) 출신인 장 학장은 1996년 미국으로 와 스탠퍼드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대중 정책 수석 고문인 위마오춘(余茂春·58), 대중 강경파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그의 영입에 공을 들였으며 위 고문이 대중 정책의 외교안보 분야를, 장 학장이 과학기술 분야를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조종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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