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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공동 임대주택 1채, 양도세 특례 안돼” 해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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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불신 키우는 부동산 땜질처방… 보완책에도 논란 지속

국세청 “공동명의는 각자 0.5채… 온전한 1채 기준에 미달” 판단

기재부, 논란 확산에 “법령 재검토”… ‘10년이상 임대 양도세 100% 감면’

정부, 약속 깨고 폐지… 반발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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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민간임대주택특별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임대사업자 반발이 거세자 정부가 사흘 만인 7일 ‘세제지원 보완조치’를 발표했는데도 논란은 여전하다. 정부가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가 보완하면서 시장 혼란과 정책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부부가 공동명의로 취득한 주택 1채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했을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 70% 등 양도세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유권 해석을 진행 중이다.

국세청 국세법령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5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을 1호 미만 보유하는 경우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적용이 가능한지를 묻는 납세자 질의에 부부가 공동명의로 취득한 주택 1채는 양도세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고 유권 해석(법령 해석)을 했다. 부부 등이 임대주택 1채를 공동으로 가진 경우 온전한 한 채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고 각자 0.5채를 가진 것이기 때문에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조특법에서 ‘1호’의 기준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고, 민간임대주택특별법 다른 조항의 내용을 무리하게 끌어들여 해석한 것이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택 취득 시 부부 공동명의가 점차 느는 추세를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세청에 따르면 해당 답변을 받은 납세자가 국세청 상급기관인 기획재정부에 법령 해석을 놓고 재질의해 기재부가 법령 해석을 다시 검토 중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특법이 특혜를 주는 조항이다 보니 엄격히 해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기재부에서 최종 유권 해석을 하면 그에 맞춰서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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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서 부동산악법저지 국민행동 회원들이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뉴시스


정부가 7일 내놓은 보완책에서 임대사업자가 10년 이상 임대를 유지한 뒤 매각하면 양도세를 100% 감면해주기로 했던 혜택이 빠진 점도 논란이다.

애초 2018년 12월31일까지 민간 매입 임대주택을 취득하고 취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장기(8년) 일반 민간임대주택 등으로 등록해 10년 이상 임대주택으로 유지할 경우 양도세를 아예 부과하지 않는 제도(양도세의 20%인 농어촌특별세만 부과)가 존재했다.

정부는 주택시장 침체기였던 2014년 말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2017년까지 3년간 신규 주택을 구입하고 3개월 안에 8년 장기임대주택(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이 집을 팔 때 양도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문재인정부도 2018년도 세법 개정을 통해 2018년 말까지 시행을 1년 연장하며 장기임대를 유도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7일 정부가 발표한 보완책에 양도세 감면 혜택을 유지하는 내용이 빠지면서 이 혜택을 기대하고 장기임대사업자를 등록한 이들의 반발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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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여의도 63스카이아트에서 바라본 동작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관련 대책을 발표한 이후 번복하거나 보완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두고 당·정·청, 지자체에서까지 중구난방식으로 발언이 쏟아지며 혼란이 일었던 것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6·17 부동산대책에서는 새로 규제 대상이 된 지역의 아파트 수분양자들에게 강화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하기로 했다가 3주 만에 대책 발표 전 분양단지는 종전대로 잔금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대표적인 ‘땜질 처방’ 사례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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