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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더오래]‘동학개미운동’ 성공? 글쎄…‘붉은 개미’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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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75)



2020년 상반기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독특한 현상이라면 누구나 ‘동학개미운동’을 떠올릴 것입니다. 다들 잘 알고 있지만, 동학개미운동이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주식 시장이 종합지수 1450대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를 개인 투자자가 받아내는 것을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표현입니다.

외국인은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동안 한국 주식을 지속해 매도하고 헤지펀드는 대한민국 주식 시장 하락에 베팅했습니다. 이에 개미 투자자는 가격이 하락한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해 주가지수를 떠받쳤습니다.

지난 3월 개인투자자가 ‘동학개미’이라는 이름으로 주식시장에 밀려들어 올 때, ‘동학개미운동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역사 속의 동학운동처럼 슬픈 결말로 끝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있었습니다. 7월이 되면서 5개월 동안 순매도를 하던 외국인은 순매수로 돌아섰고, 많은 개인투자자는 수익을 적지않은 수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2020년 8월 초 현재 지금까지 상황으로 살펴보면 동학개미운동은 성공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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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바라지 않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가격의 출렁임에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붉은 개미가 될 수 있습니다.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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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에 대한 전문가의 시선은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긍정 시각은 그들을 ‘스마트 개미’라고 부릅니다. 1998년 IMF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개인투자자는 똑똑해졌습니다. 스마트 개미들은 다양한 투자 경험이 있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경제·금융·증시에 대해 학습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보를 공유하고 확인합니다.

이는 과거 외국인과 기관에 늘 당하기만 하던 것과는 분명 다른 모습입니다. 대형 우량주 위주의 매수, 주가가 회복되자 매도를 통해 수익을 얻으면서도 시장을 떠나지 않는 똑똑한 투자자의 면모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평가 외에 탐욕과 무리한 투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동학 개미가 아니라 ‘빚 개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여러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하거나 제한할 만큼 개인의 신용융자잔고가 늘었습니다. 이렇게 빚으로 투자하는 개인은 위기에 버티기 힘듭니다. 1차 위기에 달콤한 수익을 맛본 개미가 빚이나 다른 자금을 끌어들여 무리하게 투자한다면 결국 실패한 동학운동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습니다.



동학개미가 아닌 ‘붉은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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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코로나 위기가 2차 쇼크로 나타날 때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초보 개인개인투자자들이 붉은 개미로 승리하려면 몇가지 주의해야 합니다. [사진 pexels]



대화 중에 며칠 전 방송을 진행하면서 인피니티 투자자문 박세익 전무가 한 이야기 떠올랐습니다.“‘동학개미’라는 이름을 ‘붉은 개미’로 바꾸면 좋겠습니다. 동학개미라는 이름에는 실패에 대한 암시, 부패한 권력과 외세에 패할 수밖에 없었던 슬픈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붉은 개미라고 하면 어떨까요? 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인 붉은 악마처럼 승리하는 개미라는 의미로 부르면 좋겠습니다.”

주식시장으로 개인투자자가 몰리는 이유는 초저금리 상황으로 투자할 곳이 없다는 현실,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주식투자라는 현실 인식에 기인합니다. 어두운 경기 전망 속에서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주식투자’ 밖에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도 우려되고, 더구나 끝나지 않은 코로나 위기가 2차 쇼크로 나타날 때는 낭패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초보 투자자가 붉은 개미로 승리하려면 주의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장기전에 대비를



찬반 의견이 있지만 2차 위기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존재하고, 일정 기간 경기 하강이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누구도 바라지 않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가격의 출렁임에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붉은 개미가 될 수 있습니다.

개미는 단타 위주의 매매, 단기 차익을 노리는 매매 방식, 일확천금을 노리는 묻지마 투자 스타일이 패배를 불러오곤 했습니다. 지나친 레버리지, 사용처가 정해져 있는 돈으로 단기 차익을 노리는 주식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수익을 바라고 회사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바이오, IT 위주의 투자가 늘고 있는 현상이 그런 위험을 가중시킵니다. 가능하면 자기 돈으로 위기에 버틸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투자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우량자산 위주로 투자



오랫동안 투자를 계속해 온 전문투자자라면 흙 속에 묻힌 진주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겠지만 최근 흐름에 따라 투자를 시작한 일명 ‘주린이’는 좀 더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유동성의 힘으로 주식 시장이 상승하고 있지만,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도 않고 장기적인 경기 전망을 좋게 보는 전문가도 거의 없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 환경 변화에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등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런 기업 중에서도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기업과 위험한 기업을 구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수익에 대한 욕심보다는 시가총액이 큰 기업을 대상으로 자신이 잘 알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산업 분야에서 오래 갈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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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투자 사이트, 유튜브 재테크 채널이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고, 방송 수준 또한 상당히 높습니다. 그중에 한두 개 채널을 선택해 공부하면서 투자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사진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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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라 공부를



최근 과거 ‘묻지마 투자’행태가 사라지고 학습하고 정보를 확인하고 공유하면서 투자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기본적인 용어와 주식투자를 할 때 필요한 기초지식은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주식투자 사이트, 유튜브 재테크 채널이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고, 방송 수준 또한 상당히 높습니다. 그중에 한두 개 채널을 선택해 공부하면서 투자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아빠, 저도 이번에 아르바이트비 받으면 주식 투자 시작하려고요.”

대학 신입생인 둘째 아들이 주식투자를 시작하겠다는 말을 듣고 대견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해서 두 아들과 함께 늦게까지 돈과 주식투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아들과 수익률 내기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1차 위기를 잘 이겨낸 동학개미가 실패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계속 승리할 수 있기를, 이제 투자를 시작하려는 20살 청년 둘째 아들이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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