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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북한도 최악의 홍수 피해…남북 '재난재해 협력' 물꼬 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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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황강댐 수문 개방 조치 불가피했을 수도"

연합뉴스

물바다 된 북한 강원도 도로
(서울=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5일 폭우로 물바다가 된 북한 강원도 지역 모습을 공개했다. 차량 바퀴 절반 가량이 물에 잠겼고 도로는 흙탕물로 가득하다. [조선중앙TV 화면] 2020.8.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북한의 홍수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남북이 재난재해 분야에서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7일 북한 매체 보도와 통일부 통계 등을 종합해보면 이번 달 들어 북한 강원도 평강군에 내린 집중호우량은 854㎜로, 최악의 수해라고 알려진 지난 2007년 (당시 7일간 500∼700㎜ 수준)보다 많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날 리영남 기상수문국 부대장은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이 960㎜ 정도 된다"며 "한 해 평균 강수량에 거의 맞먹는 비가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성 지역에도 8월 평균 강우량(275.7㎜)의 65%에 달하는 약 424㎜의 호우가 최근 닷새간 집중적으로 쏟아진 것으로 집계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행보는 북한의 수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한다.

김 위원장은 전날과 이날 이틀에 걸쳐 황해북도 수해 현장을 직접 챙겼고, 전시 등 유사시를 대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까지 풀어 수재민에 지원하도록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5년에도 함경북도 나선시 수해복구 현장을 시찰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피해 복구사업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그에 비해 이번에는 수해가 채 끝나지 않은 상황임에도 현장을 방문했고, 시찰 사실도 이례적으로 발 빠르게 중계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급성이 부각됐다.

연합뉴스

북한 강원도 지역, 폭우로 물바다
(서울=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지난 5일 폭우로 물바다가 된 북한 강원도의 수해 현장을 공개했다.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시민들이 자전거를 끌고 힘겹게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0.8.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이처럼 북한의 수해 상황이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남북이 재해재난 협력에 나서는 방식으로 단절됐던 대화가 복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단 정부의 의지는 분명하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북한이 최근 사전 통보 없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에 유감을 표현하면서도 "남북 간 정치·군사적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인도적 분야와 남북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에 있어서는 남북 간 최소한의 소통이 즉시 재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통일부 관계자는 "황강댐이 다목적댐이자 콘크리트댐과 사력댐으로 구성된 복합 형태의 댐이기 때문에 월류하면 댐 붕괴의 안전 문제가 생긴다"며 "북한 강우량을 고려할 때 수문 개방 조치가 불가피했을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북한으로서는 지난 6월 대북 전단 살포 문제에 항의하며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을 단절했던 만큼 남북관계 경색 국면 속에서 대남 통보를 취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북한으로서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수해까지 겹치는 '삼중고'에 처한 상황인 만큼, 남북 재난재해를 연결고리로 남북 교류를 재개하는 것이 부자연스럽지 않은 모양새가 될 수 있다.

과거에도 남북한은 자연재해를 고리로 인도적 협력을 했던 사례가 많았던 만큼 이번 수해가 자연스럽게 협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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