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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포퓰리즘""정책검증"…이재명 편지 또 받은 與의원들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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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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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약점을 노려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위가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해달라.”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76명 전원에게 보낸 편지 한 구절이다. 연 24%인 대부업 최고금리를 연 10%로 낮추자는 제안을 하면서다. 이 지사는 “기준금리 0.5%의 저금리·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지금의 연 24% 이자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불법사금융 최고금리를 연 6%로 제한하면서 등록 대부업체는 연 24%의 고금리를 적용해 4배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이제는 생존의 몸부림 끝에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고 힘겨워하는 사람들, 일상이 고통이 되어버린 이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때”라고 적었다. 이 지사가 국회의원들에게 편지를 띄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17일엔 여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병원 수술실 CCTV 설치를 호소하는 글을 띄웠다. 여권에선 그의 서신 정치에 대해 "입법 성과를 도모한 것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시도의 연속"이라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도 “이 지사 말처럼 대부업 금리를 10%까지 낮추는 건 쉽지 않다”라며 “논란을 만들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대부업 금리는 풍선효과 야기 우려



등록 대부업체의 법정 최고금리가 현행 연 24%가 된 것은 2018년이다. 2010년 44%였다가 2011년 39%, 2014년 34.9%, 2017년 27.9%로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그 이상의 이자를 받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그러나 대부업체의 최고금리 규제 강화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를 급격하게 내리면 대부업체들이 대출을 줄이게 돼 저신용자들이 사채 등 불법사금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도가 비교적 높은 이들의 대출도 연쇄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박사는 “중신용자들의 이 현재 연 8~9%대 대출을 받는데 저신용자 대출금리를 10%까지 낮추면 중신용자 대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시장 금리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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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가 여당 의원 전원에 보낸 편지.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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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신정치' 득 될까 독 될까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 지사가 보낸 첫 편지는 수수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내용이다. 이 주장은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법률 개정안으로 제출하면서 입법화 절차가 진행중이다. 일반적으로 국회 피감기관인 지방정부 단체장은 개별입법을 청원하는 일은 있지만, 공개서신을 통해 뜻을 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서신정치는 주로 인터뷰나 공개 발언을 통해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토지거래허가제 등을 주장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 지사가 택한 새로운 접근법인 셈이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국회 밖에 있는 이 지사 입장에서 포퓰리즘적 어젠더를 걷어 일부라도 입법에 성공하면 공을 다 가져갈 수 있는 반면 입법이 안 되도 잃을 게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 행보의 폭이 커질수록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호불호도 크게 갈리고 있다. 수도권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 지사의 행보는 포퓰리즘 그 자체”라며 “여권 전체에 주는 영향에 대한 고려 없이 자기 정치를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중진 한 의원은 “이 지사는 이념이 아닌 정책을 통해 검증받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대중 인기만을 추구하는 행보와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정치 컨설턴트는 "어차피 조직 선거로는 이낙연 의원이나 친문 후보를 꺾을 전망이 별로 없는 이 지사 입장에선 미운털이 더 박히더라도 지금의 지지율 상승세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느낄 것"이라며 "그러나 갈등지향적 이미지가 강화되는 것은 언젠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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