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기자의 불멍톡9>가스워머 코바늘 해봤습니다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바느질을 언제 해봤을까. 군 복무 훈련병 시절, 훈련복과 군복에 이름표를 달았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실과 시간에도 해봤던 것 같고. 셔츠 단추도 한 번 달아봤었가 싶고.

바느질을 하기로 했다. 발단은 이소가스 랜턴이다. 이왕 랜턴 쓰는 것 가스랜턴 한번 써 싶고, 한번 가스랜턴 써보자니 ‘갬성’도 챙겨보고 싶고, 갬성 한번 챙겨보자니 이소가스 디자인이 눈에 밟히고, 이소가스 외관 좀 꾸며보자니 가스워머 하나 있으면 좋겠고, 가스워머 하나 살까 보니 한번 만들어볼까 욕심 생기고.

의외로 쉽게 동네에서 실과 바늘을 파는 공방을 찾을 수 있었다. 가스 워머를 만들 것이라 설명하니 알아서 코바늘과 실을 추천해준다. 내가 고를 것은 색깔. 고민 끝에 빨간색을 택했다. 신난다.

다음은 유튜브. 좋은 세상이다. 실 감는 법, 실 잡는 법, 코바늘 잡는 법, 코 만드는 법…. 뭐야, 이리 쉬울 수. 하지만, 난관은 그 뒤부터였다. 한길긴뜨기? 짧은뜨기? 빼뜨기? 도안도 있다는데, 미로처럼 그려진 암호 봐도 뭔지 알 수가 있나.

자, 선택의 순간이다. 갖가지 기교는 생략하고 담백하게 본질에 충실하기로. 도안도 치워라. 요약하자면, 필요한 건 사슬뜨기와 한길긴뜨기 2개만 익히면 된다.

일단 사슬뜨기로 이소가스 상단에 맞게 원형을 만든다. 사슬뜨기는 쉽다. 몇 코가 되는지는 세보지도 않았다. 그냥 적당히. 이소가스에 넣어보면서 맞추면 된다.

일단 원형을 만들면 이젠 한길긴드기. 점점 넓혀간다. 중간중간에 같은 코에 한번 더 늘리는 식으로, 원을 조금씩 넓혀준다. 한 바퀴 돌 때마다 적당히 2~3코씩 늘려보는 식이다. 중간중간에 이소가스에 넣어보면 된다. 한길긴뜨기, 사슬뜨기보단 복잡하지만 포기하진 말자. 유튜브 몇 번 보면 충분히 따라할 수 있다.

사이즈를 넓혀가며 이소가스 상단을 충분히 덮었다 싶으면, 이젠 그 크기 그대로 이어가면 된다. 이소가스 하단을 살짝 넘겨놓으면 팽팽하게 입히기 좋다.

한동안 우리집 소파 한구석은 아빠의 바느질 공방이 됐다. 하다 보면 은근 장점이 많다. 단순 반복 작업 속에 잡념이 사라지며, 생각보다 꽤 갬성한 결과물에 자랑도 하고프다. 아빠의 바느질을 보더니 아이도 관심을 보인다. 아이도 직조짜기에 재미들렸다. ‘아빠는 코바늘을 할터니 아들은 직조를 짜거라.’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한번 해보길 추천한다. 자전거와 달리 한번 익힌다고 계속 기억나는 게 아닌지라, 이왕 만들 때 넉넉하게 만들어 놓는 것도 좋겠다.

◆캠핑 팁가스랜턴도 종류가 많다. 최근엔 바운스 호롱불이 가장 대중적이고, 콜맨 루미에르도 스테디셀러다. 가스랜턴은 분위기도 좋고 싸늘한 날씨엔 의외로 온기도 느낄 수 있다. 다만,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실내에선 사용하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사용할 땐 유리병도 뜨거울 수 있으니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 캠핑 이동 중 유리 파손 위험도 있으니 케이스 등에 꼭 안전하게 보관하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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