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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오징어 싹쓸이 비판에 조업 중지령… 동해는 쏙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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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등서 석달간 금어조치… 한반도 해역은 포함 안 시켜

조선일보

울릉도 앞에 몰려왔던 中어선들 - 중국 어선단이 2016년 12월 북한 동해 상에서 오징어잡이를 하다 기상 악화로 울릉도 인근 해역에 몰려와 있다. 당시 어선단 규모는 160여 척에 달했다. /울릉군청

중국 정부가 지난달부터 석 달간 남미 아르헨티나 인근 공해(公海)에서 자국 어선의 오징어잡이를 일시 금지했다. 9월 1일부터는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 선박의 오징어잡이가 석 달간 중단된다. 3개월짜리 조업 중단이지만 중국이 공해에서 자국 어선의 어업 활동을 규제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우리는 연해 국가, 국제기구와 협력해 공해 어족 자원 보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어업 대국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국가와 환경단체들은 오징어 자원 위기를 일으킨 장본인이 중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어업통계연감에 따르면 중국 어선이 원양어업으로 잡는 오징어는 2016년 44만7000t에서 2018년 57만4000t으로 2년 사이 30%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 내 수요가 늘어난 반면 중국 근해에서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원양 오징어잡이가 크게 늘었다.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선단을 이룬 중국 어선들이 태평양, 대서양 오징어 어장으로 진출하면서 이들의 싹쓸이식 어로 활동이 국제 문제가 돼 왔다. 중국이 오징어잡이 일시 중단을 선언한 해역과 가까운 에콰도르, 아르헨티나가 대표적인 사례다. 에콰도르타임스에 따르면 수백척의 중국 어선이 갈라파고스 배타적경제수역(EEZ) 주변에서 조업하고 있다. EEZ를 침범하는 어선도 연간 300척에 달한다. 중국 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에콰도르 정부는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호위함을 배치했고, 아르헨티나 해안경비대는 2016년 나포한 중국 어선을 바다에 침몰시키기도 했다.

중국과 대립 중인 미국도 이들을 거들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일(현지 시각) 성명에서 갈라파고스 제도 인근에서 중국의 무분별한 어로 행위가 인근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고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는 "불법적이고, 미신고·미규제 상태로 이뤄지는 어로 행위가 환경의 질 저하를 가져오고 있다"고 했다. 이런 비난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중국의 이번 금어 조치가 '평판 관리'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어선들은 남미뿐만 아니라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도 오징어를 잡아왔다. 하지만 이번 중국의 금어 조치에 동해 등 한반도 해역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의 불법 어로 활동을 추적 감시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해양무법자 프로젝트(The Outlaw Ocean Project)'에 따르면 대형 선단을 이룬 중국 어선들이 북한 앞바다를 차지하면서 이들에게 밀린 북한 소형 어선들이 먼바다로 오징어 조업을 나섰다가 좌초·표류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해안까지 떠밀려와 발견되는 이런 '북한 유령선'이 지난해에만 150여척, 최근 5년간 500척이 넘는다고 한다. 돌아오지 못한 어부들 때문에 청진 등 북한 해안도시에는 '과부 마을'이 생겼다고 이 단체는 주장한다. 이 중국 어선들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조업해 '암흑 선단'으로도 불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오징어 어획량은 2003년 25만3000t에서 지난해 5만1000t으로 확 쪼그라들었다. 기후 변화의 영향도 있지만 중국 일부 어선이 동해 수역에서 쌍끌이 방식(배 두 대가 그물을 끄는 방식)으로 오징어를 쓸어 담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다른 지역으로 금어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동태평양 공해 등 다른 주요 오징어 어장을 모니터링해 휴어 시기와 구역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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