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멘탈코치, 2주 전 고유민 선수 상담
“악플로 괴로워하며 끊임없이 눈물 흘려”
전 현대건설 배구선수 故 고유민.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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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선수와 마지막으로 상담한 최선호 멘탈코치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고 선수가) 계속 눈물을 흘리며 힘들어 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멘탈코치는 선수들의 일상생활이나 훈련상황, 또는 경기 상황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각과 마음을 긍정을 나누는 역할을 담당한다.
최 코치는 “진행을 맡은 유튜브 스포츠 채널 담당 PD가 고 선수를 섭외하게 돼 (고 선수 사망) 2주 전에 처음 만나 촬영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한 다음 날 다시 만나서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는데, 고 선수 개인 사정으로 당일에 약속이 취소됐다. 이후 한주 뒤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됐고 너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라고 했다.
이어 최 코치는 고 선수가 악플에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에 몸담았던 팀에서 포지션 변화로 힘든 과정과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그로 인해 경기력이 떨어졌고 인터넷상에 올라온 많은 악플로 괴로운 심정을 털어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신공격성, 또는 ‘발로 해도 너보다 낫겠다’라든지 (악플이 달렸다) 가장 가슴 아팠던 이야기는 ‘돈 떨어지면 다시 배구판 돌아올 생각하지 마라’ 이런 얘기까지도 고 선수가 들었다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선수가) 본인이 그 얘기를 하면서 카메라가 돌아가는 데도 끊임없이 계속 눈물을 흘렸다”고 덧붙였다.
최 코치는 운동선수들에 대한 악플의 심각성에 대해 지적했다. 최 코치는 “야구나 축구 같은 프로 스포츠의 경우에도 엄청난 악플이 쏟아지고 있다”며 “플레이에 대한 불만은 물론이고 가족에 대한 언급까지 다양한 형태의 악플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 스포츠의 경우 선정적 댓글의 수위가 매우 높다. 아주 저질스러운 표현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오고 있다. 선수들이 느끼는 수치심은 훨씬 더 클 거라 느껴진다”고 전했다.
최 코치는 운동선수들이 운동 외적인 스트레스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그는 “스포츠 경기 특성상 경기가 실시간 급으로 기사화되고, 경기가 끝난 이후에 스스로 매우 힘든 상태일 텐데 실시간으로 비난도 올라오다 보니까 더 힘든 마음이었을 것이다. 근거 없는 일방적인 평가가 난무하고 선수는 반박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그룹 내에서만 대화를 하다 보니까 경기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는 다른 스트레스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경기가 끝난 뒤 자기 영상을 확인하면서 이런 댓글을 보게 되면 아무래도 밤에 잠을 잘 못 잘 수 있는 상황들이 있을 수 있고 다음 날 훈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경기 광주경찰서는 전날 오후 9시40분쯤 광주시 오포읍에서 고 선수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외부인의 침입을 비롯한 범죄 혐의점이 없는 점에 비춰 고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은 고 선수 사건을 계기로 선수 인권 보호 강화를 발표했다. 연맹은 대형 포털사이트에 공문을 보내 스포츠 기사 댓글 기능 개선을 요청했으며, 또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선수고충처리센터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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