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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강제동원 기업, 자산 현금화 막기 위해 ‘즉시항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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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4일부터 한국내 자산 압류 공시송달 효력 발생하자 확정 피하려

한겨레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 활동가와 강제동원 소송 피해자 변호인들이 2018년 11월12일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요청서와 피해자 4명의 사진을 들고 도쿄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 본사로 향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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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동원 배상 소송의 피고인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이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 결정과 관련해 ‘즉시항고’할 계획을 밝혔다고 <교도통신>과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4일 보도했다.

이날 0시부터 일본제철의 한국 내 자산 압류를 위한 법원의 압류 명령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압류 명령의 확정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0시까지 즉시항고 하지 않으면 이 회사가 보유한 제철 부산물 재활용 기업 피엔알(PNR) 주식 지분의 압류가 확정된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지난 6월 일본제철이 압류명령 서류의 접수를 거부하며 1년5개월 이상 시간을 끌자, 서류가 상대방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공시송달’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4일 0시를 기해 압류명령 효력이 발생하게 되며, 법원은 일본제철이 소유한 주식에 대한 현금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현금화 대상은 일본제철이 2008년 1월 포스코와 제휴해 만든 기업인 피엔알의 주식 8만1075주(액면가 5000원 기준 4억537만원)다.

앞서 한국 대법원은 2018년 10월30일 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 재상고심에서 1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제철이 이 판결을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원고 쪽은 같은 해 12월 손해배상 채권 확보를 위해 피엔알 주식 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 결정문을 일본제철에 송달하는 것을 거부하자, 포항지원은 올해 6월1일 관련 서류의 공시송달 절차에 들어가 그 효력이 이날부터 발생했다. 공시송달이란 소송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거나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다만, 불복 신청 방법의 하나인 즉시항고를 하면 법률적으로 집행정지 효력이 있다.

일본제철은 “징용과 관련된 문제는 국가 간 정식 합의인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엔에이치케이>가 보도했다. 일본제철은 또 “한일 정부의 외교 교섭 상황 등도 감안해 적절히 대응해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금융제재 등 보복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대항 조처(보복 조처)로 비자 면제 정지나 주한 일본대사 소환만으로 (일본이 입은) 손해와 균형이 맞지 않으니 금융제재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는 앞서 지난 1월 월간지 <문예춘추>에 실린 인터뷰에서 “금융제재에 들어가는 등 (보복)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 대사 소환 △한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 조처 정지 △일본 내 한국 쪽 자산 압류 및 한국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 △수출관리 엄격화(수출규제 강화) △국제사법재판소(ICJ) 및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 신청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비자 면제 조처 정지는 코로나19 검역 대책으로 이미 대부분 한국인의 일본 입국이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시각이 있다. 또한, 국제사법재판소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를 통하는 방법은 한국 정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재판이나 중재 자체를 시작할 수 없다.

집권 자민당 의원들 일부는 3일 가해 일본 기업 자산 강제집행이 끝날 경우에는 “즉시 한국 정부에 실요성이 큰 제재를 가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검토해 주저하지 말고 실시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결의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조기원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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