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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외교관' 귀국시킨 외교부, 뉴질랜드엔 "'언플' 말고 법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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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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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3일 오후 뉴질랜드 재임 시절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외교관 A씨의 귀임 발령 관련 외교부 아태국장에게 설명을 듣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0.08.03. lgh@newsis.com



외교부가 뉴질랜드 근무 당시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외교관을 3일 귀임발령했다. 동시에 뉴질랜드 측에 이 문제를 "공식적 사법협력 절차로 해결하자"고 밝혔다. 뉴질랜드 측이 사법절차 요청 없이 언론을 통해 문제제기를 하는데 대한 입장이다.


해당 외교관 귀임발령, 뉴질랜드 대사 만나 '사법절차 따르자' 입장 전달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이날부로 성추행 혐의를 받는 외교관에 대한 귀임발령을 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최단시간 내에 귀국하도록 조치하겠다"며 "여러 물의가 야기된 데 대한 인사조치 차원"이라 했다. 같은 날 오후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를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해 해당 외교관의 귀임조치를 별도로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 면담을 통해 뉴질랜드가 제기하는 문제들이 한국과 뉴질랜드간 '공식적 사법협력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식적 사법협력 절차에 따르자'는 건 뉴질랜드 측이 아직 사법절차 관련 요청 없이 고위 관계자들의 언론 인터뷰 등으로 발언을 내놓고 있는데 따른 입장이다. 형사법에 따른 절차나 범죄인 인도 요청 등을 진행하면 한국측이 협조를 할텐데, 뉴질랜드에서 이 같은 요청 자체가 아직 없었다고 한다. 이 고위당국자는 "뉴질랜드가 공식 사법절차에 대한 요청이 없이 언론을 통해 계속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지난달 28일 한·뉴질랜드 정상 통화에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한 당혹스러움도 내비쳤다. 그는 "정상통화에서 갑자기 이 문제를 제기한 건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외교당국 간 협의에서 이 문제가 의제로 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상통화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기 전 외교부가 미리 협의에 나섰어야 한다는 지적에는 "올해 4개월간 사인간 중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외교당국이 추가 협의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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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7.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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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면제 포기 거부 했다는 뉴질랜드측 주장 사실 아니다

뉴질랜드 측이 언론을 통해 제기하고 있는 '한국 정부가 특권면제 포기를 거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외교부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했다.

해당 외교관은 2018년 2월에 뉴질랜드를 떠나 다른 공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임기(3년) 만료에 따른 인사이동이었다. 성추행 혐의에 대한 뉴질랜드 경찰의 조사는 이 외교관이 뉴질랜드를 떠난 뒤인 2019년 7월께 진행됐다. 외교특권·면제는 해당국 외교관으로 있을 때 적용이 되는데 이미 이 외교관은 뉴질랜드를 떠나 필리핀에 있었으므로 이 사안과 관련해 특권면제 대상이 아니다. 특권면제가 애초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거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외교관이 뉴질랜드를 떠날 때 뉴질랜드측이 특권면제 포기를 요청한 적도 없었다고 한다.

2019년 뉴질랜드 경찰이 한국 공관에 관련 사건의 조사를 요청했을 때 한국 대사관 및 당시 공관원들에 대한 특권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은 내놨다. 대신 참고인 조사 등 수사에 자발적 협조를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뉴질랜드 측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당국자는 "(해당 외교관에 대한)특권면제와 뉴질랜드 한국 대사관 및 공관원에 대한 특권면제 두 가지는 서로 구분돼야 한다"고 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한국 정부가 피해 대처에 소극적이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우리 정부가 피해자에게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뉴질랜드 고용부 진정 방안 등을 안내하는 등 '측면 지원'을 했다는 걸 예로 들었다. 실제 피해자는 2018년 11월 인권위에, 2019년 뉴질랜드 고용부에 각각 이 사건과 관련한 진정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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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피해 신고 첫 접수→2019년 뉴질랜드 경찰에 신고

외교부에 따르면 뉴질랜드 대사관은 지난 2017년 12월, 피해자 제보 직후 당사자 분리조치·성희롱 예방교육·뉴질랜드 대사관 관내 인사위원회를 통한 해당 외교관에 대한 경고장 발부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 후 피해자로부터 추가적인 문제제기가 없었고, 해당 외교관은 2018년 2월 임기만료에 따라 다른 공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후 2018년 하반기 외교부 본부(감사관실)에서 뉴질랜드 대사관 감사를 했을 때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진술하며 2019년 2월 외교부 차원의 징계(감봉 1개월)가 내려졌다. 상대적으로 경징계다. 이 고위당국자는 "징계위에는 민간인 외부위원도 참여한다"며 "당시 관련 내용을 다각도로 검토한 후 나온 징계 결과였다"고 했다. 피해사실을 축소했거나 고의로 경징계를 준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후 피해자는 2019년 7월경 뉴질랜드 경찰에 이 사건을 신고했다. 피해자 측은 사법절차와 별개로 중재 협의를 요청, 당사자간 합의를 위한 중재 협의를 올해 초까지 약 4개월간 진행했다. 정신적 피해보상 등 합의금 요구가 골자다. 이 중재는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지난달 뉴질랜드 언론이 다시 이 사건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피해자의 진술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당사자 간 진술도 상반된다"며 "그래서 정식 사법절차를 통해서 해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 했다. 이어 그는 "어찌됐건 2017년 해당 외교관이 그런 문제를 야기한 건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대단히 죄송히 생각한다"며 "절대로 외교부 직원이라 해서 도리에 맞지 않게 감싸거나 내용을 축소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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