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홍콩에 진출한 우리 기업 다수가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과 거래하는 일부 글로벌 기업들의 ‘탈홍콩’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대 중국 제재 경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1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반대 집회 도중 ‘일당통치 종식’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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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3일 홍콩 주재 한국 기업 93개사 중 34개사를 대상으로 ‘미·중 무역갈등과 홍콩보안법의 영향과 전망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 기업 중 55.9%가 홍콩보안법과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이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고 밝혔다. 70.6%는 홍콩보안법 사태가 한국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한국 기업과 거래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탈홍콩’ 움직임은 한국 기업의 매출 감소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전경련은 이미 홍콩에서 철수했거나 철수 예정인 글로벌 거래처는 20.6%로 홍콩보안법 시행 초기임에도 ‘탈홍콩’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주된 홍콩 이탈 원인은 홍콩의 금융허브로서 국제위상 추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경련 조사 응답 기업 중 47.0%가 금융허브로서 위상 추락을 꼽았다. 중개무역 거점으로서 혜택 박탈(29.4%), 중국 수출기지로서의 역할 곤란(5.9%), 주요 거래기업의 홍콩탈출 확산(5.9%) 등이 뒤를 이었다.
홍콩을 대체할 아시아 금융허브로는 싱가포르가 88.2%로 가장 많이 꼽혔다. 반면 서울이나 부산 등 한국 도시를 대체지로 응답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미·중 무역갈등의 연장선에서 미국이 홍콩에 대한 관세특별혜택을 박탈할 경우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았다. 미국의 조치가 중개무역 거점으로서 홍콩의 위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85.3%로 나타났다. 미국이 홍콩에 관세혜택을 거두면 대미 수출품은 최고 25%의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조사 응답 기업의 3분의 2 이상인 67.6%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미·중 갈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봤다. 이 중 급속히 악화될 것이란 전망은 8.8%로 나타났다.
홍콩 진출 한국 기업들은 대응방안을 두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조사 응답 기업 중 절반은 미국과 유럽의 대 중국 제재를 살펴본 후 판단하겠다고 응답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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