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민.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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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고유민(25)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유민은 지난달 31일 계속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을 걱정한 전 동료가 광주시 오포읍 자택을 방문했다가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상황을 들어 고유민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고인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배경 등을 수사할 예정이다.
고유민이 올해 초까지 현대건설에서 뛰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을 더한다. 고유민은 2013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지명된 뒤 줄곧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수비력에 강점이 있었던 고유민은 주로 백업 레프트로 뛰었고, 지난 시즌에 앞서 자유계약선수(FA)로 팀과 잔류 계약을 맺으며 활용도를 인정받기도 했다.
올시즌에도 25경기에 출전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시즌이 중단되기 전인 3월초 팀을 이탈한 뒤 복귀하지 않았다. 리베로 김연견이 발목 부상을 당한 뒤로는 리베로 빈자리로 긴급 투입되기도 했지만,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가운데 어색한 포지션에서 슬럼프가 더해지며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고유민은 구단의 설득에도 돌아오지 않아, 5월 임의탈퇴로 처리됐다. 현대건설은 수술을 마친 김연견, 레프트 김주하 영입으로 고유민의 공백을 메우기로 했다.
고유민은 지난 5월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한 행동에는 이유가 있지만 굳이 말을 해서 좋을게 없다고 생각했다”며 “제 팬도 아니신데 어줍잖은 충고 보내지 말아달라. 그쪽 분들도 저에게 한 몫했다. 본일 일에만 신경쓰길 바란다”며 일부 팬들의 악성 댓글과 악의적인 다이렉트 메시지(DM)에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고유민은 최근까지도 SNS에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팬들과 소통해왔다.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현대건설에서 2014~2015시즌부터 함께 해오다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세터 이다영은 “내가 많이 사랑해. 고유민 보고 싶다. 너무 보고 싶어”라고 애도하며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쉬어. 진짜 너무 사랑해”라고 적었다. 지난해 선수 생활을 정리한 고유민과 데뷔 동기인 전 흥국생명 레프트 공윤희는 SNS에 “유민이가 좋은 곳으로 갔어요. 손이 떨려 긴 글을 못 적겠습니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저도 뭐라고 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안타까워 했다. 최근 국내 복귀한 흥국생명 김연경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SNS 글을 남겼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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