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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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임대차법 등 부동산 입법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며 강행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집값 폭등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혼란 책임을 과거 정권에 돌리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집권 3년이 넘은 여당이 정책 실패에 따른 시장 혼란의 책임을 회피하고 이전 정권 탓만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범여권에서도 쓴 소리가 나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014년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주도의 부동산 3법이 아파트 주택 시장 폭등의 원인이 됐다"며 "미래통합당도 부동산 과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당시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폐지안,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 등을 내놨는데, 이게 최근 집값 폭등의 화근이 됐다는 주장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나아가 "20대 국회에서 야당 반대로 12·16 대책의 후속 입법이 통과되지 못한 후유증이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으로 나타난다"며 지난 이틀 동안 상임위 숙의 과정 없이 11개 부동산 법안을 강행 처리한 것은 통합당의 발목 잡기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혼란을 방치할 수 없으며 과거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부동산 3법, 이른바 강남특혜 3법 통과로 강남 발 집값 폭등은 시작됐다"고 전 정권 탓 대열에 동참했다.
경질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김현미 국토부장관의 전 정권 탓도 지속됐다. 김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집값이 올라 젊은 세대와 시장의 많은 분이 걱정하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장관의 부동산 대책 관련 사과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서울 내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2014년, 2015년 인허가 물량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서울 주택 공급물량은 오는 2021년 3만6000가구로, 과거 평균 4만6000가구 대비 적다"며 "인허가부터 입주까지 5~6년이 걸리는데 이는 과거 허가 물량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 만이 아니다. 라임, 옵티머스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사모펀드 대규모 환매 사태 역시 박근혜 정부의 규제 완화 때문이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29일 열린 정무위에서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한 박근혜 정부가 사기꾼들이나 하는 사모펀드를 양성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사모펀드들 상당 수가 현 정권 들어 판매됐고, 당국이 이를 제대로 감독했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전 정권의 규제 완화 탓만 했다.
통합당은 즉각 반발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은 집값이 폭등하는지 원인을 찾고 전문가의 말을 들어 정책 부작용 유무를 점검하며 과연 집값을 잡을 수 있을 건지 집중해야 함에도 불구,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전 정권에 돌리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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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합당이 점쳐지고 있는 열린민주당에서도 '전 정권 탓'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 "요즘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뉴스가 넘쳐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 최고위원은 "(한 언론에서) 왜 2014년 말 부동산 3법 개정을 들고 나와서 마치 이게 요즘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인 것처럼 말하는지 모르겠다"며"벌써 6년전 이야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여권 인사들이 해당 언론 기사를 언급하며 전 정권 탓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주호영씨 등의 보유 부동산 가치가 급등했다면서 이들을 비난하는데, 2015년부터 지금까지 해당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자산 가격 상승액 중 대부분은 현 정부 들어서 올라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주진형 열린민주당 정책공약단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도입방안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4.1/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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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도 “나는 청와대와 국회가 서울에서 세종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어떻게 서울 부동산 값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바뀌어서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서울을 떠나 세종시로, 전국 각지로 떠난 중앙정부기구와 공공기관이 이미 수도 없이 많지만 서울의 부동산 값은 최근 3년 사이에 폭등했다”며 “아무리 봐도 이건 사람들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연막작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발목 잡기 차단을 명분으로 내세워며 부동산 관련 법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토론을 통한 숙의 과정을 철저히 건너뛴 채 오로지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정부 대안만 안건으로 올렸다. 의사일정에 꾸준히 참여해온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가 발의한 임대차보호법조차도 안건으로 다루지 않았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7.3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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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대표는 이와 관련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다른 의원들의 관련 법안들은 배제하고 오로지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을 골라 다뤘다"며 "오로지 정부안 통과만을 목적으로 한 전형적인 '통법부'의 모습으로, 민주당이 매우 무리했다"고 비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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