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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한국을 포함한 9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왑을 연장하자 "예상한 대로"라는 반응과 함께 미국이 통화스왑에 더 열린 태도를 보였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0일 통화스왑 연장을 두고 "해외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왑 라인 운영기한 연장은 대체로 예상대로였으며 금융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통화스왑 연장 자체는 과거 금융위기 때도 2차례나 있었던 만큼 9월 30일 만료될 예정이던 통화스왑을 사전에 내년 3월 31일까지 연장한 것은 예상된 조치였다는 평가다.
통화스왑의 연장 배경을 두고는 당장 시장이 불안해서라기보다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달러시장과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어 양측이 통화스왑 연장에 합의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통화스왑의 규모와 조건은 기존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스왑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강력한 조치로 꼽힌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이나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경제위기가 발생할 경우, 시장 참가자들은 기축통화인 달러가 언제 부족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달러 매입량을 급격히 늘리고 그 여파로 달러당 원화값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3월 19일 밤 통화스왑이 발표된 직후인 20일 코스피는 7.4% 급등했으며 달러당 원화값도 3.1% 반등에 성공했다.
강력한 카드인 만큼 한미 통화스왑은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10월과 올해 3월 단 두 번만 체결됐지만 앞으로는 미국이 통화스왑에 더 열린 태도를 보이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제적으로 달러 유동성을 지원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임으로써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도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발언에 담겼다"며 "과거 금융위기 때 달러 부족을 경험한 만큼, 향후 위기가 와도 통화스왑에 열린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했다.
다만 30일 달러당 원화값은 전 세계적인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193.1원)보다 1.3원 하락한 1194.4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1187.9원까지 올라 장중 고점으로는 지난 3월 11일의 1186.3원 이후 140여 일 만에 최고점을 찍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채 마감했다.
[정주원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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