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지금의 부동산 폭등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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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주도한 이른바 부동산 3법이 아파트 주택시장 폭등의 원인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의 책임을 박근혜 정부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에 돌렸다. 새누리당이 6년 전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주택법 개정안,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폐지안,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 등 부동산 3법이 문재인 정부의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부동산 3법, 이른바 강남특혜 3법 통과로 강남 발 집값 폭등은 시작됐다"며 "말이 부동산법이지 강남 부자 돈벼락 안기기였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민주당 단독으로 11개 부동산 법안을 상정·의결한 데 대한 방어논리 역시 야당의 발목 잡기라고 했다. “20대 국회에서 야당의 반대로 12·16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이 통과되지 못한 후유증이 지금 부동산 시장 과열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초래한 것도,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도 모두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덕분에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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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 것은 노무현 정부 때 만든 규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부동산 문제를 시장에 맡기지 않고 정부가 잦은 정책발표로 통제하려고 하니 역효과가 난다”며 우려를 표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도입됐던 종부세가 유지됐다면 부동산 폭등세는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었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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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사기꾼 사모펀드 양성"
민주당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박근혜 정부에 돌렸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한 박근혜 정부가 사기꾼들이나 하는 사모펀드를 양성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용우 의원도 “사모펀드 사태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박근혜 정부의) 규제 완화”라며 “(사모펀드를) 몇 년간 방치한 결과가 사모펀드 사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저도 민간에 있을 때는 정부 당국이 사모펀드에 나서지 않고 시장에서 (알아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며 “앞으로 규제를 완화할 때 무엇이 문제가 될지 살펴보고 늦었지만, 사모펀드에 대해 무엇을 더 체크해야 할 지에 대해 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엉뚱하게 전 정권에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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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은 집권 3년 차 여당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이전 정권에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무능, 정책 실기와 고집으로 수도권 집값과 전셋값이 폭등하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며 “폭등 원인을 찾고 전문가의 말을 들어 정책의 부작용을 따져봐야 함에도 정책 실패의 책임을 엉뚱하게 전 정권에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범여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2014년 말 부동산3법 개정을 들고 나와서 마치 이게 요즘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범인 것처럼 말한다"며 "벌써 6년 전 얘기"라고 했다. 주 최고위원은 또 "(민주당은) 주호영 원내대표 등의 보유 부동산 가치가 급등했다고 비난하는데 2015년부터 지금까지 해당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자산 가격 상승액 중 대부분은 현 정부 들어서 올라간 것"이라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30일 상무위원회의에서 최근 민주당이 처리한 부동산 대책을 "미흡한 방안"이라고 지적하며 "미래통합당의 발목잡기 행태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입법 과정은 매우 무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식적인 토론으로 사실상의 심의 과정이 생략됐고, 다른 의원들의 법안들은 배제하고 오로지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을 골라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학계도 우려하고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는 여야가 함께 하는 것인데 부동산 문제의 모든 책임을 과거 보수 정부, 보수 여당에 돌리는 것은 책임회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법안 처리는 숙의 없이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고 문제의 책임을 과거 정부에만 돌리는 것은 위험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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