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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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자국 내에 주둔 중인 미군 1만2,000명 축소 계획이 공식화하자 발끈했다. 동맹관계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는 물론 러시아에 선물을 준 것이란 비난까지 터져나왔다.
노르베르트 뢰트겐 독일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주독미군 감축 결정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의 동맹관계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의 상황과 중동에서의 군사적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미군의 실효성은 높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군 주둔지역 지방정부의 비판도 이어졌다.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州) 총리는 "(미국의 이번 결정은) 불행하게도 독일과 미국 간 관계를 악화시키는 일"이라며 "우리는 미군 철수로 영향을 받는 모든 지역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미군 주둔지역인 바이에른ㆍ헤센ㆍ바덴뷔르템베르크ㆍ라인란트팔츠 등 4개주 총리들은 미국 의원 13명에게 서한을 보내 주독미군의 감축 반대를 요청한 바 있다.
독일의 낮은 국방비 부담을 미군 축소의 이유로 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에밀리 하버 미국주재 독일대사는 "강하고 단결된 나토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독일은 나토의 확고한 동맹국이자 예산에 세 번째로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4년 나토 동맹국들은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내기로 협의했다. 독일은 현재 1.5% 수준으로 부담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가 주독미군 재배치 지역으로 명시한 벨기에와 이탈리아는 공히 1% 안팎이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3만6,000여명인 주독미군을 1만2,000여명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5,600명은 유럽에 재배치하고, 6,400명은 미국에 복귀시키는 방안이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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