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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인도 빈민가서 '코로나19 집단 면역'…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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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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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AP/뉴시스] 지난달 인도 뭄바이 아라비아 해안 인근에서 집주인이 사이클론 '니사르가'로 대피한 가운데 개 한 마리가 빈집을 지키고 앉아 있다.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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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는 뭄바이 빈민 지역 주민들이 집단면역을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도의 젊은 인구 구성과 빈민가의 비좁고 위생적인 환경을 '집단 면역'에 도움을 준 요소로 꼽았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인구 2000만의 도시 뭄바이는 이달 초 빈민가 3곳에서 693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빈민가 주민의 57%, 비거주민의 16%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국립역학연구소는 "뭄바이의 빈민가가 집단 면역에 도달했을 수 있다"면서 "뭄바이 사람들이 감염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원한다면 이곳에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집단면역 성공 이유…'사회적 거리두기 실패', '젊은 인구'


집단면역은 한 공동체 내에서 60% 가량의 사람들에게 면역 항체가 형성되면 나머지 중에서 일부 확진자가 생겨도 질병이 더 이상 확산되기 어렵다는 이론이다.

집단면역 전략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영국과 스웨덴 등에서 채택되었으나, 예상과 달리 낮은 항체 형성율과 높은 사망자 수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 가운데 뭄바이의 사례는 '집단면역 전략'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민가 내에서 사람들이 모여 살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했던 것이 역설적으로 높은 항체율을 형성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뭄바이의 한 빈민 지역 다라비는 9제곱미터(㎡) 방에 8명 대가족이 거주하는 등 빽빽한 거주 형태로 악명이 높다.

또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가 많다는 점도 도움이 됐다는 평이 나왔다. 앞서 프린스턴대와 질병역학경제정책센터(CDDEP) 연구팀은 인구의 93.5%가 65세 미만인 '젊은 국가' 인도를 집단 면역이 성공할 수 있는 곳으로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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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AP/뉴시스] 지난 5월 인도 뭄바이의 빈민촌 다라비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철도역으로 모여들고 있다.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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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 코로나19 확진자 급감, 집단면역 효과일까

뭄바이 빈민가에서는 지난 4월에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최근 몇주간 감염이 급격히 감소했다. 인도 전체적으로 환자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주 뭄바이 전체의 신규 확진자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빈민가에 대한 정부의 빠른 봉쇄와 격리시설 설치, 방문 건강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역 감염과 사망률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뭄바이는 수도 뉴델리와 함께 인도에서 가장 큰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도시 중 하나다. 인도 전체에서는 지난 1월 말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53만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3만4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인도 뭄바이의 집단면역 사례는 코로나19로 몸살을 앓는 저개발 국가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집단면역' 전략이 선진국식 봉쇄 조치가 곤란한 저개발 또는 개발도상국들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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