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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돌아온 서지현 검사 "난 슈퍼히어로도 투사도 아냐 … 할 수 있는 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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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의혹 관련 '입장표명' 요구에
"누구 편인지 입 열라는 강요, 응하지 않아"
한국일보

서지현(오른쪽)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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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하며 '미투(#MeToo) 운동'에 불을 붙인 서지현 검사는 "저는 슈퍼히어로도 투사도 아니고 정치인, 권력자도 아니다"라며 28일 침묵을 깼다. 서 검사는 앞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의혹과 관련,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에 "한 마디도 하기 어렵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닫은 바 있다.

서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다시 출근을 시작했다. 많이 회복되었다 생각했던 제 상태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돼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단 자신을 추스러야 했기에 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하고 페북을 닫았음에도 쏟아지는 취재요구와 말 같지 않은 음해에 세상은 여전히 지옥임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라고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앞서 박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서 검사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선바 있다. 서 검사가 2018년 창원지검 통영지청에서 근무하던 당시 상관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해 검찰 내 미투 운동을 촉발시키고 이후 관련 사안에 활발히 목소리를 내왔다는 이유에서다.

서 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니 책임지라 했고,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피해자가 용기 냈으니 책임지라 했다"며 "공황장애로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고 한 뒤 계정을 닫았다.

"누구 편인지 입 열라는 강요에 응할 의무 없어"

한국일보

서지현 검사 페이스북 캡처


서 검사는 “(박 전 시장 성추행 관련)가해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제가 가해자 편일 리가 없음에도 맡은 업무 내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사실관계 확인 전 공무원이자 검사인 저에게 평소 여성인권에 관심도 없던 이들이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구 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성인권과 피해자 보호를 이야기하면서 이미 입을 연 피해자는 죽을 때까지 괴롭혀주겠다는 의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이들의 조롱과 욕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라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이어 “앞으로도 제가 살아있는 한은 이런 일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리라는 생각에 숨이 막혀오지만, 제가 지켜야 할 법규를 지키며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아수라가 지나고 나면 더 좋은 세상을 향해 한걸음 나아가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적으며 글을 맺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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