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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속빈 강정'으로 전락한 다이슨 무선청소기, 그 많던 고객들은 왜 돌아섰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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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다이슨 청소기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 앞서 토마스센테노 다이슨코리아 지사장이 ‘옴니-글라이드’와 ‘디지털 슬림’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다이슨코리아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한국시장에서 고가 정책을 고집해왔던 다이슨이 올해 처음 청소기 신제품을 50만원대까지 낮춰 선보였다. 게다가 이번 제품에는 바닥청소를 자주하는 한국인들의 성향을 고려한 기능도 처음 넣었다. 가전업계에서는 다이슨의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무선청소기 절대강자로서의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신제품 출시에도 AS서비스와 배터리 성능 등의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개선 방안을 내놓지 않아 혹평도 상당수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다이슨은 무선청소기 신제품 ‘다이슨 옴니 글라이드’와 ‘다이슨 디지털 슬림’을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은 가벼우면서도 다이슨의 중요 핵심기술을 적용하고 가격 부담까지 낮췄다는 점에서 기존의 제품군들과 차별점이 있다. 무엇보다 무선 청소기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LG전자의 코드제로보다도 반값 이상 저렴하다. 특히 ‘다이슨 옴니 글라이드’는 바닥청소를 주로 하는 한국인 특성을 고려해 최초로 360도 전 방향 회전 기능을 탑재했다. ‘다이슨 디지털 슬림’은 무게가 1.9㎏으로 가볍다. 가격은 54만9000원부터 89만9000원까지다.

다이슨 제품은 유독 한국시장에서 인기가 좋았지만 해외 시장 대비 높은 출시 가격과 AS서비스 품질이 뒤떨어져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샀다. 이 점 때문에 세간에는 ‘허세있는 사람들이 쓰는 예쁜 쓰레기’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2017년을 기점으로 다이슨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만 해도 다이슨이 국내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며 독점했지만 그해 말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무선청소기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경쟁구도가 바뀌었다. 가장 큰 위협이 됐던 제품은 LG전자의 코드제로였다. LG전자 무선청소기는 다이슨과 비슷한 100만원대의 고가 가격대였지만 전용 거치대와 착탈식 배터리 사용, 향상된 흡입력 등을 앞세워 1년도 안돼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현재 LG전자는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50% 선을 유지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 파워드라이브 물걸레를 출시하며 점유율 다지기에 돌입했다. 다이슨은 40% 점유율로 LG전자를 바짝 추격하며 1위 탈환을 시도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다이슨 옴니 글라이드.


다이슨에 있어 한국 시장은 수익성을 높일 중요한 시장이다. 특히 아시아권에서 다이슨이 영향력을 빠르게 높일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시장 진출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무선 청소기 시장의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무선 청소기 매출액(시장조사업체 조사)은 역대 가장 높은 2149억1127여만원을 기록했다. 그런 배경 때문에 다이슨에 있어 LG전자,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등장은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심지어 2018년과 2019년 다이슨은 LG전자의 코드제로 A9의 점유율 상승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이 제품의 광고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해 초에는 미국 최대 소비자평가지 컨슈머리포트가 제안하는 ‘추천 제품’ 목록에 모두 제외되는 굴욕을 겪었다. 구입 5년 뒤 고장률이 무선청소기 브랜드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이슨 신제품은 가격경쟁력을 높였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AS정책으로 인해 불만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에도 다이슨은 한국시장에서만 흡입력을 기존 185와트(W)에서 220와트까지 높인 신제품을 내놓았다. 특히 이때 주목했던 부분은 한국에 직영 AS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친 것이었다. 신제품 발표회 당시 다이슨코리아 측은 “올해 중으로 프리미엄 AS센터를 3곳, 전문 AS센터를 7곳 개설하겠다. 일반 서비스센터는 현재 44곳에서 53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비쳤으나 직영 AS센터는 설립되지 않았다. 대신 다이슨 측은 위탁 운영 AS센터를 20여곳을 세우겠다고 말을 바꿨다. 다이슨 측은 직영점 설립에 의미를 두기보단 기존보다 AS서비스 센터가 늘어났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신제품 출시행사에서 AS품질 개선 등 이러한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이외에도 신제품의 성능에 대한 불신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무선청소기 성능의 핵심은 흡입력인데 흡입력 구현의 일부는 배터리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유독 다이슨 제품은 배터리 지속력이 떨어지고 교체가 어려운데다 AS서비스도 느리고 수리비가 비싸다는 불만이 많이 나온다. 신제품은 최대 성능으로 갈수록 배터리 소모가 커지며, 또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했다면서 물걸레 청소 기능이 빠져 아쉽다는 의견이 꽤 나왔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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