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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입국 제한과 금지

트럼프 행정부, 이번엔 “신입생 입국금지”…철회 열흘 만에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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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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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국 소속 경찰관(왼쪽)과 하버드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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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올 가을학기 100%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의 ‘신입 유학생’에 대한 ‘입국 금지’ 방침을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온라인으로만 수강하는 ‘모든 유학생’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가 강력한 반발에 가로막혀 일주일여 만에 이를 전면 철회했다. 하지만 불과 열흘여 만에 ‘신입생’으로 범위를 좁혀 유학생 입국 금지 지침을 되살려낸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이날 대학 당국자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지난 3월9일까지 등록되지 않은 신입생이 전면 온라인 수강을 계획한다면 비자를 발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통보했다. 100% 비대면 강의만 개설된 학교 신입생이나 원격 강의만 수강하려는 신입생은 원천적으로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는 ‘사전 경고’인 셈이다. 다만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거나, 외국에 있지만 비자(F-1, M-1)를 소지한 유학생들은 100% 온라인 강의 여부에 관계없이 비자가 유지된다고 공문은 설명했다.

앞서 이민세관단속국은 지난 6일 발표한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 규정’ 개정안에서 가을학기부터 온라인으로만 수강하는 모든 유학생들을 미국에 머무를 수 없도록 하는 지침을 공지했다. 하지만 하버드대, 메사추세츠공대(MIT) 등 대학이 연방법원에 집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미국 대학 200여곳과 구글·페이스북 등 기업, 주정부 등 각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8일 만인 지난 14일 기존 방침을 철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신입 유학생 입국 금지 예고는 ‘일단 철수’ 선언에 뒤이은 반격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문을 걸어잠그고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는 대학에는 ‘문을 열라’고 재차 압박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반이민·반외국인’ 정책을 다시 선거판의 전면에 내세우려는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00여개 대학으로 구성된 미국 교육협의회(ACE)는 “이미 정부의 이 같은 조치를 우려해 대비하고 있었다”면서도 “여전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하버드대의 경우 미 의회에 신입 유학생에 대한 차등적 조치를 없애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입학 예정자들에게는 “외국에서 온라인으로 수강하거나, 입학을 연기할 수 있다”고 공지한 상태다. 2019~2020년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은 110만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한국인은 5만2000여명으로 파악된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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