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학 캠퍼스. 뉴시스 |
미국 정부가 올 가을학기에 온라인 수업만 수강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미국 입국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정부는 당초 온라인 수업만 수강하는 외국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함으로써 이들이 미국을 떠나도록 하고, 온라인 수강 신청만 하는 외국인 신입생의 입국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하버드대 등 미국의 대학들이 연쇄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자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온라인 수업만 수강 신청을 해도 미국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하되 외국인 신입생의 입국만 차단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한국인을 포함해 올해 가을학기에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던 외국인 예비 신입생들이 미국에 오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미 대학 당국에 보낸 공문에서 “올해 3월 9일까지 등록이 안 된 신입생이 올가을학기에 100% 온라인 수업만 수강하면 비자를 발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가을 학기에 최소한 1과목이라도 대면 수업 수강 신청을 한 유학생은 정상적으로 유학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 또 현재 미국에 있거나, 외국에 있지만, 유학 비자를 소지하고 재입국하는 유학생들은 미국에서 100% 온라인 수강을 하더라도 현재 소지하고 있는 비자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ICE가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이 처음에 대면 수업 수강 신청을 했다가 그 과목이 나중에 온라인으로 전환될 경우에도 미국에 남을 수 있다고 ICE가 공지했다.
미 정부의 이번 결정에 지방 정부와 대학 당국, 시민 단체 등이 다시 반발하고 있다. 1800개 대학으로 구성된 미교육협의회(ACE) 측은 이번 지침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올 가을학기에 대면 수업을 모두 없애고 온라인 수업만 개설하기로 했다. 하버드대는 당초 외국인 신입생 전원을 캠퍼스 내 기숙사에 머물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정부가 온라인 수업만 수강하는 외국인 신입생의 유학 비자를 발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외국인 신입생에게 올 가을학기에 캠퍼스에 올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미 국제교육원(IIE)에 따르면 2018∼2019학년도에 미국 대학 이상의 교육기관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은 5만2250명이고, 이 중 대학 재학생이 2만5161명(48.2%), 대학원 재학생이 1만5518명(29.7%), 비학위과정 3497명(6.7%), OPT 프로그램 이수자는 8074명이다.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은 모두 109만5299명이고, 이 중에서 중국 출신 유학생이 36만9548명으로 가장 많으며 2위가 인도 출신으로 20만2014명, 한국 출신 유학생이 3위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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