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순이익 추이/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코로나19와 라임·DLS(파생결합증권) 사태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2분기에 '리딩금융'의 자리를 KB금융에 내줬다. 코로나와 금융상품 손실 사태에 대비하는 데만 4000억원 가까운 거액이 들었다. 다만 상반기를 합산하면 자리를 지킨 셈이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1조805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24일 발표했다. 2분기 순이익은 8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각각 5.7%, 12.3% 줄었다. 코로나19로 금융권 수익성 악화가 현실이 된 데다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2분기에만 5387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이 중 코로나19와 관련한 충당금이 약 1850억원이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독일 헤리티지 DLS(파생결합증권) 사태와 관련해서는 1248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금융상품 손실 사태와 관련해서는 고객 보상금을 마련해야 했기에 영업외비용도 769억원 발생했다. 라임 사태 등이 현재진행형이어서 하반기에도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방동권 상무 겸 CRO(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는 "하반기엔 모니터링 영역을 좀더 세분화한 '핀셋 점검'으로 적립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이처럼 특이요인이 많았는데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낸 것에 의의를 뒀다. 제로금리가 현실이 되면서 수익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상반기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각각 4조228억원, 1조78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1.8% 증가했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은 피할 순 없었지만 어느정도 방어에 성공했다. 2분기 그룹 NIM은 1.84%, 은행 NIM은 1.40%로 전분기보다 각각 2bp(1bp=0.01%포인트), 1bp 떨어지는 데 그쳤다.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 겸 CFO(최고재무관리자)는 "하반기 기준금리 변동이 없다면 은행 NIM은 연중 1.3% 중반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대출이 급격히 늘었지만 건전성 지표도 양호했다. 그룹 NPL(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6%, NPL 커버리지 비율은 148%였다. 은행과 카드의 연체율은 각각 0.30%, 1.26%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노 부사장은 "경기가 회복할 기미가 아직은 보이지 않아 미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며 "특이요인을 제외하고 2분기, 상반기 실적을 보면 튼튼한 기초체력이 확인됐기에 하반기에도 경기순환 사이클에 대응하면서 리스크 관리 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그룹은 2분기에 9818억원의 순익을 냈다. 상반기 기준으론 1조7113억원이었다. 2분기 추가로 쌓은 충당금은 2060억원이었다. KB금융은 각종 펀드 사태를 피해 코로나19 등과 관련해서만 충당금을 적립했다.
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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