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거품론'도 적지 않지만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릴 가능성에 주목하는 전문가도 많다. 사진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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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독주할 수 있을까.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테슬라의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날 실적 발표로 테슬라가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는 데 의의를 둔다. 시장의 신뢰가 투자금 증가로 이어지고 연구·개발(R&D)을 지속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탄탄해졌다는 것이다. 여전히 품질 문제가 입방아에 오르고, 판매량이 늘면서 소비자 민원과 각국 규제 당국과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지만 핵심 기능에서 경쟁자에 한발 앞서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오랫동안 전기차를 생산하면서 쌓인 노하우에, 전기·자율주행 기능을 통합 제어하는 신경망 칩 양산에 성공하면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서서히 진행하던 현상이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적으로 진행되는 것)’를 맞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테슬라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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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규모의 경제 가능해졌다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건설 모습.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에 4번째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5번째 기가팩토리 건설을 확정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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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5번째 기가팩토리(테슬라 생산공장)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짓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기가팩토리 부지는 이미 시장에서 기정사실로 여겨지던 것이지만, 공식 발표로 테슬라의 생산 능력은 더욱 커지게 됐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서 이른바 ‘섹시(모델S·3·X·Y)’ 라인업을 모두 생산 중이다. 뉴욕주 버펄로에선 태양광 전지 시스템과 테슬라의 배터리팩·전기모터를 생산 중이며, 지난해 문을 연 중국 상하이에서도 모델3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에서 모델Y를 만든다.
테슬라는 오스틴 기가팩토리에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 트럭’을 생산한다. 올해엔 스포츠카인 2세대 로드스터를 출시하며 2017년 발표한 대형 전기트럭 ‘세미’도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는 전 세계에서 37만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올해엔 5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기가팩토리 추가 건설로 2022년까지 100만대를 팔겠다는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테슬라가 선보인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사진 테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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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전기·자율주행 통합 기능, 경쟁자에 앞서
테슬라는 앞차와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하며 차선을 따라가는 기본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EA) 기준 레벨2 수준의 반(半)자율주행이다.
여기에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이란 이름이 붙은 옵션을 구매하면, 자동 차선변경 기능과 주차장 차량 호출, 목적지를 입력하면 차선을 바꿔가며 찾아가는 내비게이션 기반 자율주행(NOA·Navigate On Autopilot)이 가능하다.
현재의 FSD는 신호등과 정지 표지판 인식 기능이 무선 업데이트(OTA·On The Air)될 예정이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관련 기능을 구매 당시에 넣으면 업데이트하기 어려운 반면, 테슬라는 스마트폰처럼 정기 업데이트로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더할 수 있다.
테슬라의 반 자율주행 기능 옵션인 FSD. 자동 차선변경과 차량 호출, 내비게이션 기반 자율주행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앞으로 신호등과 정지 표지판 인식도 가능해질 예정이다.. 테슬라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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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가능한 건 통합 시스템온칩(SoC) 덕분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엔진·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등에 별도의 연산장치(ECU)를 따로 달지만, 테슬라는 통합 연산장치를 달고 나온다. 복잡한 배선과 전력 소모를 줄이고, 경쟁사보다 오랫동안 확보해 온 자율주행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알고리즘도 적용했다.
익명을 요구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폴크스바겐이나 도요타도 놀랐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테슬라의 자율주행·전기차 노하우는 한발 앞서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테슬라와 같은 통합 SoC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향후 수년간은 격차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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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스페이스X, 위성 1만2000개 띄운다는데…
테슬라는 자체 급속충전기인 ‘슈퍼차저’의 유료화를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FSD 옵션 가격도 기존 700만원대에서 900만원대로 인상했다. 최근엔 테슬라 앱에 ‘카 액세스(Car Access)’라는 기능을 추가했다. ‘카 액세스’는 개인별로 차량의 접근과 운행 권한을 제공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향후 차량 공유와 모빌리티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테슬라 전용 급속충전소인 ‘수퍼차저’에서의 충전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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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완성차 공룡을 압도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테슬라는 모빌리티 사업 이외에도 주택용 태양광 배터리인 파워월(Power Wall), 산업용 배터리인 파워팩(Power Pack)과 발전용 에너지 시스템 메가팩(Mega Pack) 등 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사업체인 스페이스X는 민간 우주선 사업과 자체 통신위성인 스타링크(Star Link)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다. 저궤도 인공위성 1만2000개를 띄워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인데, 자동차와 연결하는 통신망(V2X)은 물론, 기존 통신사업 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와 머스크의 구상이 시장성을 갖는 순간, 나머지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압도적으로 벌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은 “아이폰이 시장을 바꾼 ‘아이폰 모멘트’처럼 머스크의 구상이 현실화하는 ‘테슬라 모멘트’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사기꾼이란 비난을 들으면서도 머스크는 그동안 공언했던 것들을 하나씩 이뤄내고 있다”며 “현재의 기술은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 있는 정도지만, 스타링크 같은 구상이 현실화하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 최초의 독자 통신위성인 아나시스2호 발사 장면. 발사 후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는 스페이스X의 팰콘9 로켓을 이용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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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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