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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김현미, 집값 얼마 올랐나 묻자 “11%” 야당 “장난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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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발표 “53% 상승”과 대조

김 “과거 정부보다 오른 건 알아”

야당, 정세균·홍남기·김현미 질타

3명 모두 “국민께 송구스럽다”

중앙일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과잉 유동성’을 꼽았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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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어느 정도 올랐다고 보고 있습니까”(서병수 미래통합당 의원)

“(한국)감정원 통계로 11%가 올랐다고 알고 있습니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11%요?”(서 의원)

23일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이 술렁였다. 국내 집값 상승 수준을 묻는 서병수 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김 장관이 답하자 야당 의석에선 “뭐? 11%라고?” “장난하지 마세요” 등의 야유가 나왔다. 김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우리 정부에서 과거 정부보다 올랐다는 건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통계 수치의 근거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국토부가 지난달 설명자료로 만든 서울 전체 주택가격 변동률(11.5%)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토부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53% 올랐다’고 발표하자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2017년 5월~2020년 5월)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14.2%(전체 주택 11.5%)”라고 설명했다. 이에 경실련은 그 근거를 밝혀 달라고 공개질의를 한 상태다. 앞서 경실련은 KB주택가격 동향을 근거로 노무현 정부는 94% 상승, 이명박 정부는 13% 하락, 박근혜 정부는 27% 상승이라고 주장했다. 김 장관이 최근 서울시민의 인식과는 동떨어진 수치를 언급하자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김 장관을 향한 야당의 날 선 질문이 쏟아졌다. 김 장관은 “어떤 이유에서 부동산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느냐”는 서 의원의 질문에 “세계적으로 유동성 과잉공급, 최저 금리 지속이 있어 상승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이 “부동산 정책은 시차가 있기 마련”이라고 답하자 야당 의석에서 “사퇴하세요!”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영석 통합당 의원이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저는 절대 자리에 연연하거나 욕심이 있지 않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김현미 장관 말 안 들었으면 쉽게 몇억을 벌 수 있었다는 말이 떠돈다’는 윤 의원의 지적에 “집값이 올라 젊은 세대와 시장의 많은 분이 걱정하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회 예결특위에서 “부동산 정책은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했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사과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김 장관 사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야당의 질의에 “부동산 문제의 정상화,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민주당 윤후덕 의원의 질의를 받고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총리로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부동산 공급대책과 관련해선 “실수요자 중심으로 공급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태릉골프장을 활용하자는 안이 관계 부처와 지자체에서 의논되고 있고, 육사 부지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김희국 통합당 의원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투기꾼과 집값 잡는다고 3년 내내 23번이나 넘는 똥볼이나 차고 돌아다니다가 안 되니까 세금 폭탄을 때리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최선을 다하느냐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 국민의 고통에 사과하라”며 홍 부총리와 김현미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홍 부총리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을 보이면서 국민이 힘들었다면 그런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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