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대 망설이던 고객 “8억에 매입”
집주인들 “더 오를 듯” 매물 거둬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논란으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7월 셋째 주(20일 기준) 세종시의 주간 아파트값이 0.97% 상승해 지난주에 이어 전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2일 세종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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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8억원에 거래하실 건가요?”
23일 오후 세종시 도담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전화기 너머의 고객과 통화 중이던 공인중개사의 목소리가 한순간 커졌다. 통화를 마친 그는 “2주 전만 해도 6억8000만원에 나온 전용면적 84㎡(34평) 아파트가 비싸다며 고민했던 고객인데, 1억2000만원이나 더 비싼 아파트를 당장 사겠다고 한다”며 “최근 들어 고객의 문의가 쇄도하면서 도담동 아파트값이 계속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당을 중심으로 행정수도 이전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세종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도담동과 새롬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집주인이 호가를 1억~2억원씩 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램마을H아파트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8억4000만~8억5000만원 선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99㎡(39평)형이 지난 5일 9억8000만원에 팔렸다. 이것도 이미 옛말이 됐다. 공인중개사 B씨는 “현재 이 아파트 호가는 11억~12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11억원에 팔렸던 새롬동의 T아파트 전용면적 98㎡(39평)형도 호가가 13억원까지 치솟았다. 종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2일 하루에만 수십 건이 넘는 거래 문의 전화가 왔다. 시장 분위기가 어제 다르고 오늘 또 다르다”고 전했다.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속출하면서 매물 실종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각종 규제를 강화한 상태에서 여당이 덜렁 불투명한 호재를 던져놓은 꼴이 되면서 호가는 올라가고 매물은 크게 줄었다”며 “수도 이전 논의가 오히려 세종시 부동산 거래에 찬물을 끼얹은 측면도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최종권·김방현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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