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1억3000만원 올라
대전 대장주 둔산 크로바아파트
두달 새 2억4000만원 이상 상승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 이전을 거론한 가운데 지난 22일 세종시 도담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아파트 매물 안내판이 비어 있다.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그동안 나왔던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도 5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6·17 부동산대책에도 끄떡없었는데 행정수도 이전 이야기까지 나오니 난리네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5000만원 이상 올리기 시작했습니다."(세종시 D공인중개소 관계자)
"수도 이전설이 나오자마자 이곳도 대장주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황입니다."(대전 A중개업소 사장)
정치권이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이전하자는 논의를 수면으로 올리자 세종시는 물론 인근 대전, 충청권 부동산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6·17 대책, 7·10 대책에도 조용하던 중부권 부동산시장이 돌발이슈로 요동치면서 전국 집값상승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뜨거운 세종, 5월보다 호가 3억 올라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불거진 이후 세종시 아파트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세종시 도담동 도램마을9단지제일풍경채센트럴 95㎡ 매물은 최고 10억7500만원까지 나와 있다. 5월 마지막 거래가 7억2500만원이었는데 6월과 7월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직전거래가 8억5500만원을 찍은 후 현재 매물은 일제히 1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호가지만 두달 만에 3억원 이상 상승한 것이다.
세종시 A공인 관계자는 "최근 잠시 관망세로 돌아서며 거둬들이는 분위기였는데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 이야기를 꺼내면서 나와 있던 매물들의 호가마저 점점 올라가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투자자는 물론 실거주 문의까지 계속되고 있어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종시 소담동 새샘6단지한신더휴펜타힐스 59㎡ 역시 1억원 이상 올랐다. 현재 호가는 5억2000만~5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는데 5월 마지막 실거래가는 4억1900만원이었다. 6월과 7월 잇단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는데도 오히려 1억3000만원가량 오른 것이다.
대전·충청까지 과열 양상
세종시발 집값급등은 대전과 충청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전지역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둔산동 크로바아파트는 실거주가 가능한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행정·교통·의료 등 인프라가 주변에 집중된 데다 한밭초와 충남고 등 명문 학군을 끼고 있어 인기가 많은 곳이다. 1632가구 가운데 평형별로 실거주가 가능한 매물은 2~3건에 불과하다. 둔산크로바 84㎡의 5월 마지막 실거래가는 7억1000만원이었는데, 최근 실거래가는 8억9000만원까지 올랐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일제히 9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두달 새 2억4000만원 이상 상승한 것이다.
둔산동 C공인 관계자는 "기존에는 호가가 상승해도 500만~1000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는데 이제는 보통 5000만원 이상 호가를 올리고 있다"며 "그나마 몇 개 없는 매물도 가격 상승폭이 가파르다"고 전했다. 그는 "세종시에서도 교육을 위해 이사오는 수요가 있는 곳이라 행정수도 이전 영향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6·17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지 않은 천안도 부동산대책 풍선효과에 수도 이전설까지 오름세에 기름을 부었다. 천안시 불당동 불당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84㎡는 5월 6억원에 거래됐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현재는 6억9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왔다. 천안시 D공인 관계자는 "6·17 대책에서 대전과 청주가 규제지역으로 새롭게 묶였지만 인근 비규제지역인 천안은 묶이지 않으면서 풍선효과로 계속 오르고 있는 중"이라면서 "최근 6억8000만원에도 거래됐고 이제 7억원대 매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직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치와 행정이 모두 세종시로 이전되는 이슈뿐만 아니라 대전지역의 경우 공급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