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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최숙현 폭행 인정한 김도환 “나도 김 감독에 야구방망이 100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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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2일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이 고 최숙현 선수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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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숙현 선수 등 철인3종 선수들에 대한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주장 장 모 선수의 폭행·폭언 정황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김 감독은 관리·감독에서의 일부 혐의만 인정했고, 주장 선수는 관련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두 가해 혐의자의 가혹행위가 추가로 드러났다. 이날 가해 혐의자인 김 감독과 운동처방사 안주형, 장 모 선수 등은 청문회에 불참했다. 뒤늦게 폭행 혐의를 인정한 김도환만 청문회에 참석했다.

김도환은 이날 “(최숙현을)2013년부터 알았다”며 자신의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감독 및 운동처방사의 폭행·폭언을 목격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인정하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은 폭행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자신도 피해자였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담배 피우다 걸려서 야구방망이로 100대를 맞았다”고 했다. 또 김 감독을 6세 때부터 알았던 “아버지 같은 사람”이라 말하면서, 훈육이란 이유로 무차별 폭행에 일상적으로 노출됐음을 밝혔다. 운동처방사의 불법 의료행위인 마시지를 받은 사실과 함께 “나도 한 달에 80만~100만원을 냈다”고도 진술했다.

그리고 김 감독이 “때리지 않았다는 부분을 말하지 말라는 강요는 했다”며 사건 은폐를 위해 허위 진술을 강요한 부분도 시인했다.

장 모 선수가 직접 후배들을 폭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숙현이 세상을 떠난 뒤 장 선수와 김규봉 감독을 고소한 A선수는 “2016년 5월에 보강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자 숙소로 불려갔다. 장 선배가 다른 선배에게 ‘쟤는 맞아야겠다’라고 했다”며 “지시를 받은 남자 선배가 각목으로 엉덩이를 10대 때렸다”라고 증언했다. 당시 장 모 선배의 지시로 A선수를 폭행한 B선수도 청문회에 출석했다.

B선수는 “장 선배는 자신의 기분에 따라 후배를 폭행했다. 후배들은 이유도 모르고 선배에게 ‘죄송하다’라고 했다. 경주시청은 장 선배의 주도로 움직이는 팀이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라고 떠올렸다. 장 선수는 이달 5일 경주시체육회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에서 운동처방사를 유일한 가해자로 지목하며, “(김규봉 감독과 내가) 최대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이날 최숙현 선수가 생전에 쓴 일기의 일부를 공개하며 현재 드러난 3명 외에도 전 경주시청 소속 선수 두 명이 폭행 가해자로 드러났다고 알렸다. 이용 의원은 “현재까지 밝혀진 가해자 외에 추가 가해자가 더 드러났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에서 감독의 영향이 이 정도였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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