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 주변인물 관련 수사로 성추행 의혹 풀겠다던 경찰, 법원서 제동 / TF “추후 보강 수사 등을 통해 영장 재신청 여부 검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영정. 연합뉴스 |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서울시 관계자들이 방임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경찰이 신청한 서울시청 압수수색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압수수색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서울시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했다.
임용환 서울경찰청 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 태스크포스(TF·전담조직)는 “추후 보강 수사 등을 통해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경찰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성추행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 종결되지만 주변 인물들의 방조 혐의 등 관련 수사를 통해 성추행 의혹의 실체가 확인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추행) 고소 사건을 직접 수사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방조 등에 대해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압수수색 등을 통해 (의혹 실체에 관한) 수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 20일 피해 여성 A씨를 소환하며 서울시 관계자의 방조 묵인 혐의를 수사해왔다.
지난주부터 서울시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하고 20일 피해 여성 A씨를 소환하며 서울시 관계자의 방조 묵인 혐의를 수사해온 서울경찰청 TF는 서울시청 등에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시청과 박 전 시장 사망 지점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는데 변사 사건과 관련해 휴대전화 포렌식를 할 수 있지만 성추행 의혹 방조 수사를 목적으로 한 포렌식은 허용이 안 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경찰은 앞서 박원순 시장의 휴대전화 3대를 대상으로 통신기록 영장을 신청했으나 당시에도 법원은 ‘필요성’을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한편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성추행 혐의에 대해 직접적인 수사가 불가능하다.
이에 앞서 경찰 관계자의 말처럼 시민단체들이 접수한 각종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으로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의 실체를 최대한 규명한다는 게 경찰의 방침이다.
경찰은 보강 수사 등을 통해 영장 재신청하고 고발인 조사에 이어 박 시장 비서로 근무했던 피해 여성 조사를 마치면서 고한석·김주명·오성규·허영 등 전직 비서실장들과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피고발인들에 대한 소환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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