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서울·부산 무공천론 반박
이해찬 “불필요한 논쟁 말아야” 가세
단체장 공천 ‘대권 경쟁’ 변수 등장
박주민도 출마, 민주당 전대 3파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1일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같은 날 김부겸 전 의원은 강원도 태백시를 방문해 지역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뉴시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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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의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내년 4월 7일) 무공천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이 의원은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무공천 논란에 대한 질문에 “지금부터 논란을 당내에서 벌이는 건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게 연말쯤”이라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다음의 문제, 뒤에 오는 문제인데 먼저 끄집어내서 당내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인가”라며 “그걸 몇 개월 끄집어 당겨서 미리 싸움부터 하는 것이 왜 필요할까”라고도 했다. 특정인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당 안팎에선 이재명 지사를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지사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보궐선거에) 공천하지 않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박원순·오거돈 성추행 의혹 사건) 이걸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그러면 정말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기본적인 (무공천)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고 주장해 신중론을 펴던 민주당 지도부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선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불만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 “일주일 내내 시끄러울 것이다. 지금 저렇게 모두 답변할 필요가 뭐가 있냐”고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가 전했다. 이 지사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불필요한 논쟁을 지금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사실상 이 지사의 발언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시장 경선은 내년 2월 정도이므로 연말쯤에 후보를 낼지를 결정하면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한다.
무공천 논란을 야기하는 민주당 당헌(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공석이 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여부가 향후 당권·대권 경쟁 구도의 변수로 떠오른 형국이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이재명 지사의 ‘흙수저 대 엘리트’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저도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자랐다”며 “제가 서울대학 나온 것을 그렇게(엘리트) 말씀하신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서 뭐라 하겠냐. 그것으로 논쟁한다는 게 국민 눈에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주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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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당 대표에 도전한다고 밝히면서 민주당의 8·29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함께 가는 두려움 없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현재 당의 모습은 현장에 있지 않고 국민과 과감하게 교감하지 못하며 국민을 믿고 과감하게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야당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176석의 힘으로 사회적 대화의 장을 열고 거기서 얻은 해결책과 힘으로 야당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낙연·김부겸 후보에 대해선 “훌륭한 두 분 선배들과 경쟁하는 것조차 영광”이라고 했다.
오현석·김은빈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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