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들은 정부·여당 비판
주호영 “위헌 해결 뒤 논의”
심상정 “국민적 동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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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의 행정수도 이전 제안을 부동산 민심 이반을 덮기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라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은 “위헌 결정이 났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고, 정의당은 “로드맵을 책임 있게 밝히는 게 순서”라고 주장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행정수도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났던 문제”라며 “위헌성 문제가 해결되고 난 뒤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거부한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0일 ‘위헌 판결’을 거론하며 김 원내대표 제안을 반박했다.
통합당은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미 위헌 결정이 난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현시점에 민주당이 꺼낸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 원내대표는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행정수도 문제로 관심을 돌리려고 꺼낸 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정부·여당이 22번 내놓은 부동산 대책 실패를 부각하며 이날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이래서 3040 집 살 수 있나’라는 세미나도 개최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행정수도 이전이 아닌 세종시 자체를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여지를 뒀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당도 비판적 입장을 취했지만 전제조건을 분명히 제시했다.
심상정 대표(사진)는 의원총회에서 “로드맵을 책임 있게 밝히는 게 순서”라며 “부동산 실패를 모면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선거용 카드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위헌 판결이 난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개헌도 없이 진행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넘어 행정수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헌 또는 그에 준하는 국민적 동의가 필수”라며 “이번 제안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헌법 개정을 포함해 어떤 절차를 통해 국민을 설득할 건지, 행정수도 이전 로드맵을 책임 있게 밝히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 계획과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개헌 등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할 경우 논의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심 대표는 또 “국민들은 문 정부 장차관부터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까지 세종시 주택을 처분하고 강남 아파트를 사수하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고위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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