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교착 벗어난 듯…마크롱 "긴장 고조에도 내용 진전"
"'극우정권 겨냥' 법치 등 EU가치 훼손시 회복기금 안주기로"
협상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좌)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우) |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경제회복기금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AP통신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나흘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7천500억유로(약 1천30조원) 규모의 보조금 및 대출금을 코로나19 피해국에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가운데 애초 5천억유로(약 687조원)로 제안된 보조금은 협상 과정에서 3천900억유로(약 535조원)로 축소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극도로 긴장된 순간들이 있었지만, 내용 측면에서는 진전을 봤다"고 평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나흘간의 협상 끝에 합의안을 도출한 데 대해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시작된 회의는 18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밤샘 협상에도 지급 규모와 조건을 두고 회원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거듭 연장됐다.
유럽 내 상대적 부국과 빈국은 상환이 필요한 대출금과 상환이 불필요한 보조금이 회복기금에서 차지할 비중을 두고 대립했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 피해국에 대한 보조금을 최대 3천500억 유로(약 480조원)까지만 수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엄격한 보조금 지급 요건을 요구한 북유럽 국가와 달리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남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조건을 최소화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전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회복기금의 보조금 비중을 5천억 유로에서 3천900억 유로로 줄이고, 대출금을 3천600억 유로(약 494조원)로 늘리는 방안을 새롭게 제안했다.
구체적인 지급 요건에는 법치주의 준수 조건이 포함됐다고 dpa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권위주의 행보 때문에 EU 지도부와 갈등을 빚는 폴란드와 헝가리 등 우파 포퓰리즘 정부가 집권한 국가들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보조금 대상국의 노동시장 및 연금제도 개혁을 지급요건과 연계하는 방안은 물론, 필요한 경우 보조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해왔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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