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체육고등학교 2016학년도 졸업앨범에 실린 고(故) 최숙현 선수 사진. [사진 최 선수 유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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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내 가혹 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고(故) 최숙현 선수가 속한 경북체육회의 ‘성희롱 방지 조치’가 미흡했던 사실이 지난해 이미 드러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실태 조사를 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문제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가부는 지난해 2∼3월 대한체육회와 시·도 체육회 등 체육 분야 공공기관 등 100곳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벌였다.
현장 점검에 따르면 총 30개 기관(이하 중복)에서 성폭력·성희롱·성매매·가정폭력 등 폭력 예방 교육이나 성희롱 방지조치가 부실했다.
특히 경북체육회는 성희롱 예방지침을 만들지 않았고 고충 상담원도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 등 폭력 예방 교육 부문에서는 전체 직원의 참여율이 70%에 그쳤다.
경북체육회 소속이었던 최 선수와 그의 동료들은 지난 2012∼2013년 이른바 ‘팀닥터’로 불리는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로부터 가혹 행위와 성추행 등을 당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안씨는 해당 의혹으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 '팀킴'의 주장 김은정 선수 등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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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체육회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가 대표로 출전한 컬링팀 '팀 킴'이 대한컬링경기연맹을 상대로 인권 침해와 횡령 문제를 제기해 정부의 감사를 받기도 했다.
경북체육회 외에도 각종 장애인체육회, 프로축구단과 시·군 체육회에서 폭력·성희롱 예방이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점검 결과 폭력 예방 교육을 아예 하지 않은 단체가 5개, 고위직 참여율이 50% 미만인 곳 4개 등 모두 27곳이 적발됐다. 성희롱 방지조치에서 지침을 만들지 않은 단체 8개, 고충 상담원이 없는 곳 2개 단체 등 모두 11곳이었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해 1월 최 선수를 포함한 직장 운동경기부 소속 선수 대상으로 폭력·성폭력 실태를 조사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당시 조사는 팀 내 실태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셈이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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