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살아남은 그린벨트···文정부 집값 잡을 공급대책 남은 카드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심 고밀도개발에 초점 맞춘 공급대책 발표 시기 앞당길듯

재건축 규제 완화는 제외···시장 불안 잠재우기엔 역부족

文 "그린벨트, 미래세대 위해 계속 보존"
문재인 대통령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1주일 동안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청와대와 정부 여당 내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서 혼선이 커지자 직접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따라 곧 나올 주택공급 대책은 개발 가능 용지 확보와 고밀도 개발을 위한 도심 용적률 완화 등으로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국무조정실은 “문 대통령이 정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주택공급 물량 확대 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세 가지 사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주택공급 물량 확대와 관련해 그간 검토해온 대안 외에 주택용지 마련을 위해 다양한 국공립시설 부지를 최대한 발굴·확보하기로 했다. 또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가 소유 태릉골프장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그린벨트 보존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당정청 간 혼선은 정리됐다. 지난 14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필요하다면 그린벨트 문제를 점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촉발됐다. 특히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해제에 무게를 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실현 가능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으나 정 총리와 이낙연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 등 당내 대선주자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며 혼선이 커졌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홍 부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주택공급 대책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내놓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발표시기가 이달 말에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논쟁만 벌인 '그린벨트 해제'

주택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불붙었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관련 논란이 문재인 대통령의 ‘계속 보존’ 발언으로 일단락됐다.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도 추진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결국 곧 나올 공급 대책은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한 도심 고밀도 개발과 태릉 골프장 등 국공유지 확보,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이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


사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그린벨트 해제 시 실효성 논란이 분분했다. 하지만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강남권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집값 안정에 단기적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그린벨트와 재건축 규제 완화가 빠지면서 결과적으로 공급 대책이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검토한 주택공급 방안 가운데 시장에 파급력이 가장 큰 것은 그린벨트 해제였다. 서울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등 보금자리 주택지구 인접지를 개발해 1만가구가량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교통정리로 이 같은 방안은 백지화됐다.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불필요한 논쟁만 벌어지다 ‘해프닝’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서울 고밀도 주거지 개발 탄력받을듯

이번에 나올 공급 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서울 고밀도 주거지 개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역세권 일대를 고밀도 주거지역을 신규로 지정해 용적률을 대거 높이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기존 상업지역의 주거용적률(600%)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 수치는 서울시와 정부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확대되는 용적률 가운데 절반은 공공임대 등 공적 주택공급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정비창도 기존보다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5월 용산정비창 일대를 택지로 조성해 8,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공급 물량이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다만,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만큼 도시계획 훼손과 혼잡도 우려 등으로 늘어날 수 있는 공급 물량은 수천 가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


가용 택지도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군부지 가운데 상당수를 택지개발지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군 골프장과 예비군 훈련장, 수도방위사령부 관련 부지 등이 검토 가능한 후보지다. 서울 태릉골프장은 현재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성남·88·뉴서울CC 등도 택지 개발이 가능한 곳으로 거론된다. 또 국방부가 소유한 강남·서초구 일대 예비군훈련장과 수도방위사령부 관련 부지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앞서 이달 초 서울 동작구 본동 수방사 부지와 관련해 신혼희망타운 조성방안을 밝힌 바 있다.



3기 신도시 용적률 220%까지 올린다

수도권에서는 3기 신도시의 용적률 완화가 확실시된다. 부천 대장,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 5곳의 용적률은 160~200% 정도다. 정부는 3기 신도시 내 녹지와 자족 용지는 줄이지 않고 용적률을 높이는 형태로 수용인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용적률은 지구별로 시뮬레이션 중인데 대략 220%까지 오르는 곳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는 지구계획을 수립 중인데 최종 수용인구는 여기서 확정될 것”이라며 “용적률 확대 적용은 여러모로 검토해 지구별로 다르게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 같은 공급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장기적 공급 확대를 이끌 방안이 빠졌기 때문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려면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가 나와야 한다”며 “정부의 이번 공급대책에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핵심 내용이 빠져 주택시장 안정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이번 공급 방안 가운데 핵심이 될 도심 내 용적률 완화는 한 차례 실패한 카드였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서울 내 준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의 용적률을 확대하는 대책을 내놓았는데 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은 기존보다 100~200%포인트가량 상향됐는데 조건부 허용으로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늘어난 용적률에 비례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도록 하면서 민간의 개발 유인을 끌어오는 데 실패한 것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정부가 용적률 완화 카드를 계속 활용하고 있는데 공공주택 공급이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시장에서는 크게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강동효·윤경환기자 kdhyo@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