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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수돗물 유충 불안감 증폭…서울·부산·경기 등 전국서 신고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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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수돗물 유충이 계속 발견되는 가운데 서울·부산·경기 등 다른 시·도에서도 유충 발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어 상수도 관리 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오늘(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역 내 유충 발견 사례는 어제 서구 16건, 계양구 1건 등 17건이 새로 추가돼 지난 9일 첫 유충 발생 이후 모두 166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인천시는 서구 공촌정수장에서 날벌레가 고도정수처리시설에 알을 낳고, 여기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관로를 따라 각 가정집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는 공촌정수장에서 발견된 유충과 가정집에서 발견된 유충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둘 다 같은 종인 등깔따구인 점도 확인했습니다.

인천에서 수돗물 유충이 자취를 감추지 않자 다른 시·도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울시 중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 모 씨는 어제 오후 11시쯤 샤워를 마친 후 욕실 바닥에서 유충 한 마리를 발견했다며 당국에 신고했습니다.

김 씨는 발견한 유충이 "1㎝ 정도 길이에 머리카락 굵기의 붉은 벌레다"라며 "물속에서 실지렁이처럼 꿈틀거린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에서도 지난 14∼19일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11건 들어왔습니다.

유충 발견 장소로는 아파트와 주택 세면대나 싱크대·욕실·고무통 등이 거론됐고, 샤워기 필터 안에서 발견됐다는 신고도 있었습니다.

경기도 파주에서는 어제 금촌동 아파트 주민이 "세면대를 사용하던 중 움직이는 유충을 발견했다"고 신고하는 등 모두 2건의 신고 사례가 접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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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정수장에서 여과지 활성탄 검체 채취하는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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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전국적으로 유충 발견 신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오늘 오후 2시 현재까지 인천을 제외하고는 정수장에서 가정집 수도로 유충이 배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된 각 지역의 상수도사업본부는 정수 생산이나 공급 과정에서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보다는 아파트 저수조, 가정 물탱크나 하수구·배수구 등지에서 유충이 유입됐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인천 유충 사태를 계기로 서울시도 정수장과 배수지 일제 점검을 이미 완료했고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일단 서울에서 접수된 관련 민원이 한 건뿐인 지금으로서는 해당 건물의 지하저수조와 주변 상태가 어떤지 살펴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안양에서는 오늘 유충 발생 신고가 접수됐지만 조사 결과 아파트 배수구에서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는 실지렁이로 확인됐습니다.

충북 청주에서는 어제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글들이 맘카페를 중심으로 확산했지만, 청주시는 청주 정수장과 해당 아파트 수돗물 등을 검사한 결과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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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입수돗물 '미추홀참물' 싣고 있는 인천 서부수도사업소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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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그러나 수돗물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커지는 점을 고려, 전국 정수장에 긴급점검 지시를 내렸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유충 발견 신고 지역이 인천 외에도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자 오늘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긴급 지시를 했다고 총리실이 밝혔습니다.

정 총리는 조 장관에게 "환경부 주관으로 인천시 등 관계 지자체·기관과 협력해 신속히 원인조사를 시행하고 진행 상황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려 불안감이 증폭되지 않도록 우선 조치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이어 "전국 정수장 484곳에 대한 긴급점검도 조속히 추진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고,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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