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토론회…"정부, 뉴딜 성공 위해서는 '일하는 사람들'과 연대해야"
'누구를 위한 한국판 뉴딜인가' |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코로나19시민사회대책위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0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관련 토론회에서 현재진행형인 고용 위기를 겨냥한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 박용석 원장은 "'한국판 뉴딜'은 일자리 창출을 정책 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면서, 정작 휴·폐업이나 구조조정 등 현재의 고용위기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예방 대책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단적으로 전국민 대상 고용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음에도 특수고용노동자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할지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며 "노동 정책의 한계 속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은 결국 '노동 없는 뉴딜'"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여대 김진석 교수는 "정부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를 2025년에 2천100만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며 "그런데 2019년 현재 취업자 규모가 2천740만 수준인 것만 고려해도 600만명 정도가 여전히 사각지대에 남게 된다"고 말했다.
총론을 맡은 참여연대 윤홍식 사회복지위원장(인하대 교수)은 "뉴딜이란 위기에 대한 단기적 대응이 아니라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중장기적 대안"이라며 "핵심은 일하는 모든 사람의 교섭력을 높이는 '정치적 자원'의 확대"라고 강조했다.
지금 한국 사회가 마주한 사회·경제적 위기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수십년의 산업화 기간에 고착화한 대기업 중심의 고용·분배 구조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므로 대안인 '한국판 뉴딜'도 장기적 시야를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윤 위원장은 "미국의 뉴딜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조합을 합법화하고 결사권을 인정해 지지 기반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불안정 고용상태에 있는 노동자들과 새롭게 변화하는 노동시장 구조를 고려해 새로운 정치적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사회안전망 중심으로 본 한국판 뉴딜 |
'한국판 뉴딜'의 또 다른 목표인 '스마트 의료'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코로나19 2차 유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는 스마트 의료 같은 비대면 진료 사업이 아니라 실제로 취약계층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공병상과 의료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국장은 "공공의료기관은 숫자로 따지면 전체의 5% 수준인 데다 지역별 불균형도 심각하다"며 "국립대 병원을 빼면 전체 지자체 236개의 25%에도 못 미치는 55개에만 공공의료기관이 존재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 국장은 공공병상을 최소한 20% 수준으로 확대하고 간호 인력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방역 대응을 위한 질병관리청처럼 치료 대응을 전담 조정하는 '공공보건의료청'을 만드는 등의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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