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당시 '어음 사기 사건'으로 구속됐던 장영자 씨가 사기혐의로 네번째로 구속돼 지난해 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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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부 시절 고위층을 대상으로 거액의 사기 행각을 벌인 '큰손' 장영자(76)씨가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81)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장씨는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이씨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지난 2017년 자서전『당신은 외롭지 않다』를 썼다. 장씨는 이씨가 자서전에 "작은아버지의 처제 장영자가 내 이름을 내세워 남편 이철희 씨와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취지로 작성한 내용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자서전에 따르면 이씨는 "1982년 한 친척으로부터 참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내 측근이라고 사칭하는 한 여자가 큰 규모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세간 풍문에 따르면 내가 그녀를 통해 온갖 사치품들을 구해다 쓰고 사적인 심부름도 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적었다.
또 "남편(전두환)이 검찰 계통을 통해 보고를 받았다며 말을 꺼냈는데 장영자 부부가 기업들을 유인하고 안심시키기 위해 최고위층, 특히 청와대의 특별한 비호를 받는 듯 적극적으로 위장해왔다는 것이다"라고 작성했다.
이어 "결국 그 사건으로 작은아버님은 구속됐다. 권력 주변의 부나방들이 작은아버님을 감옥이라는 나락으로 내몰고야 말았다"며 "나도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한 여자의 대담한 사기행각의 피해자였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가 고 최규하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사진=원주문화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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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사건 종결 이후 온갖 비난의 여론이 나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라를 파국 직전까지 몰고 간 대형 경제비리 사건의 주범인 장영자가 내 이름을 팔며 행세한 탓인지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이를 두고 장씨는 '(사건 당시) 이씨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이씨의 자서전에 적힌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고소사건은 현재 전 전 대통령 자택 소재지를 관할하는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한편 장씨는 1982년 남편 이철희(2014년 사망)씨와 2000억원대 어음사기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장씨 부부를 포함해 은행장 2명과 장씨의 형부이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삼촌 이규광 씨 등 30여명이 구속됐다.
이로써 장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92년 가석방됐다. 하지만 출소 1년 10개월 만인 1994년에 140억원 규모 차용사기 사건으로 4년형을 선고받아 다시 구속됐다.
장씨는 1998년 광복절 특사로 다시 풀려났지만 2000년 구권화폐 사기사건으로 구속기소됐다가 2015년 석방됐다. 이후 또다시 6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여 2018년 4번째로 구속됐고, 지난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지난 4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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