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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 2분기 실적이 오는 21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공개된다. 실적의 키워드는 금융당국이 끊임없이 주문해 온 ‘대손충당금’이다. 충당금은 순이익을 고스란히 깎아 먹는다. 잉여금이 감소해 자산이 준다. 대출 여력도 그만큼 쪼그라든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따른 투자자 보상도 관전 포인트다. 은행들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이면 일정액을 기타충당금으로 잡는다. 금융그룹 간 순이익 순위변화도 불러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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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에서 실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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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은행들의 1분기 충당금(전년 동기 대비 300% 안팎 증가) 사례를 인용하며 국내 은행, 금융지주들을 압박해왔다.
KB금융은 1분기에 1년 전보다 55.6% 더 충당금을 쌓았다. 반면 하나금융은 43.6% 감액했다. 2분기에는 4대 금융지주 모두 상당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충당금 규모를 과거 특정 시점과 비교하는 것보다는 고정이하여신(NPL, 3개월 이상 연체) 대비 충당금 설정액을 봐야 한다. 충당금으로 NPL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하는 것이다. 이같은 NPL커버리지 비율이 높을 수록 부실에 대한 완충력이 좋다는 걸 의미한다.
핵심은 은행이다. 지난 1분기 4대 은행 NPL커버리지비율을 보면 △KB국민은행 126.7% △신한은행 110.0% △하나은행 95.1% △우리은행 120.7%였다. 하나은행이 유일하게 100% 미만이었다. 하나은행은 2분기 이 비율을 상당폭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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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녹아내린 라임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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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관련 충당금은 시기의 문제였다. 손실 확정 이후 은행들이 일정비율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당장 언급되는 곳은 무역금융펀드 투자액 100%를 보전해주라는 요구를 받은 우리은행(650억원)과 하나은행(364억원)이다.
금감원은 이달 27일까지 보상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했다. 이사회 결정이 남아 있지만 두 은행은 분쟁조정위원회 권고를 수용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100% 보상이라도 해도 전액 충당금으로 반영하는 건 아니다. 훗날 라임자산운용은 물론 라임과 함께 부실을 은폐했다는 의심을 받는 신한금융투자 등을 상대로 한 구상권 청구와 승소 가능성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 판매사 책임이 30%로 결정될 것으로 판단한다면 그 비율만큼 충당금을 쌓는 식이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라임사건은 고의성이 명백한 사건이어서 고객과 관계를 생각해 은행이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무역금융투자와 직접 관련이 없지만 신한은행도 라임 충당금을 설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크레디트 인슈어런스 무역금융펀드(이하 CI펀드)를 2700억원어치 팔았다. 이중 40% 가까이가 국내 사모채권에 투자한 라임 플루토FID-1호 등으로 흘러갔다. CI펀드, 플루토FID-1 등은 모두 환매가 중단된 상태다. 100% 보상이 권고된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가 425억원을 판매했다. 신한금투는 라임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어 다른 판매사들로부터 피소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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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풍지대 KB금융, 분기별 순익 1등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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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부실 무풍지대인 KB금융은 2분기에 신한금융으로부터 순이익 1등 자리를 탈환할 게 확실시 된다.
KTB투자증권은 신한금융지주는 은행과 증권이 라임,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에서만 16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반영할 것으로 봤다.
증권정보사이트 FN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8822억원이다. 신한금융의 예상 순이익은 8551억원으로 KB금융을 밑돌았다. 예상이 현실화 되면 KB금융은 올 1분기 신한금융에 내줬던 분기별 순이익 1등 자리를 1개 분기 만에 되찾는다. 분기별 순이익 기준 2017년 2분기부터 2018년 3분기까지 KB금융이, 2018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신한금융이 1등을 지켰다.
2분기 하나금융은 6169억원, 우리금융은 4568억원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하나금융은 전년 동기대비 7.4%, 우리금융은 30.5% 감소한 규모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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